[뉴스인사이드] 철마 달집행사 왕대나무, 어디서 왔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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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철마 달집행사 왕대나무, 어디서 왔나 했더니?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19.01.0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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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면 청년들, 정월대보름 앞두고 뜨는 명소 아홉산서 왕대나무 공수...그 현장을 가다

30m 왕대와 반나절 씨름끝에 달집행사장으로 공수 성공
아홉산숲 문백섭 대표가 매년 대나무 무료 제공
주말시간 이용해 달집 완성예정...달집태우기는 오는 2월 19일
김건우 철마면청년회장, "부산서 가장 큰 대나무...전통 이을 수 있어 보람"

<정관타임스/김항룡 기자>=정월대보름 철마면 장전천 들녘에서 열리는 달집태우기행사에는 매년 많은 인파가 몰린다. 점심무렵 모여든 인파는 따뜻한 떡국으로 허기를 채우고 가족들과 둘러앉아 군밤을 구워먹으며 해가지길 기다린다. 달집행사장 인근에서는 연날리기와 화살던지기 등 전통놀이가 펼쳐진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관람객들이지만 한해의 액운을 없애고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철마에서 열리는 정월대보름 달집행사에 이렇듯 많은 이들이 모이는 이유가 있다. 예전에는 각 마을마다 이 같은 달집행사가 있었지만 고령화와 청년층이 줄어들면서 하나 둘 자취를 감췄고 각 마을 달집행사들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철마면 달집행사는 이제 기장에서는 유일하게 열리는 달집행사가 됐다.

철마면 달집행사를 찾는 관람객들은 거대한 달집의 크기에 놀란다. 30m는 되어보이는 왕대나무는 달집의 기둥역할을 한다. 과연 이 대나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1월 7일 정관타임스는 달집을 짓기위해 모인 청년들을 주목했고 그들의 뒤를 쫓았다.

철마면청년회 소속 청년들이 향한 곳은 달집행사장에서 2km 정도 떨어진 아홉산이었다. 이곳은 지난해부터 뜨는 핫한 명소로 영화 '군도'와 '대호', '협력, 칼의 기억', '달의연인' 등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30m에 육박하는 대나무를 달집행사장으로 옮기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먼저 달집의 기둥역할을 할 두꺼운 대나무를 찾아야 하는데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 대나무 숲 주인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잘려질 대나무를 선정하는 기준은 일단 두꺼워야 하고 곧게 뻗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좋은 대나무는 자르기가 아깝기 때문에 사람들의 손글씨가 새겨진 대나무가 잘릴 대나무로 선정됐다.

청년들이 톱질을 하자 메론 크기만한 두께의 대나무가 금방 잘라졌다.  바로 쓰러지지 않고 다른 대나무에 기대있으면 청년들이 줄을 매 임도로 대나무를 끌어올린다. 청년 3~4명이 붙어 영차영차를 반복하자 대나무는 임도에 바로 눞혀진다. 쉽지 않지만 청년들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임했다.

이렇게 20그루 정도를 잘라야 달집의 기둥역할을 할 왕대와의 싸움이 끝난다.

자르는 것 만큼 옮기는 일도 쉽지 않다. 일단 잘려진 대나무 밑부분을 앞으로 해서 트럭에 싣는데 단단히 묶지 않으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청년들을 정신을 집중한다.

운송루트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왕대나무를 실은 트럭이 회전을 할 때 대나무 끝이 걸리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루트에 대한 사전답사는 필수다.

이날 달집준비에 참여한 청년들은 철마면 청년회 소속 청년들이었다. 대부분 직장이 있는 가장들로 달집행사를 찾아오는 관람객들의 액운을 태울 수 있다는 보람 하나로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김건우 철마면 청년회장은 "처음엔 힘으로만 왕대나무를 옮겼다"면서 "그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요령이 생기면서 끈을 이용해 대나무를 나르게 됐고 좀 수월하게 작업이 진행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우리마을과 철마면 달집행사을 찾아주는 관람객들을 위해 땀을 흘릴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갖게 된다"면서 "전통을 잇는다는 보람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달집기둥에 쓸 왕대나무 작업을 시작으로 청년들은 매주 달집짓기에 나선다. 달집 속에 채울 나무 등을 확보하는 일이 대표적인 일들.

한편, 올해 철마면 달집행사는 정월대보름인 2월 19일에 열린다. 온 가족이 소원지에 소원을 써 달집에 붙이고 혹 있을지 모르는 액운을 활활 태워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마을을 지키는 청년이라는 이유 하나로 달집짓기에 구슬땀을 흘리는 청년들에게 '수고했다'며 격려한마디를 건네본다면 그것이 바로 복을 짓는 일이 아닐까!

■촬영협조:김건우 철마면청년회장, 김정만 부회장, 박상배 운영위원, 오호준 운영위원, 김병욱 사무국장, 백제욱 의전부장, 신동욱 홍보부장, 정동학 홍보차장, ㈜아홉산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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