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타임스Live/김항룡 기자>='추억역'이 있다면 한 번 쯤은 들러보고 싶다. 때로는 시간이 오래 흘러 잊혀지는 추억도 있기 때문이다. '추억역'에 내리는 것만으로 이 같은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추억역'에 갈 수 없다고 너무 낙담하지는 말자. 우리에게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추억의 사진'이 있다. 사진 한 장이 단초가 되어 수십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간 잠시 잊고 지낸 추억과 만날 수 있다.
정중규 일광낭만가요제 추진위원장에게 추억은 꼭 먼 과거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 옛날 함께했던 친구들이 여전히 그의 주변에 있어 매년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장안중학교 제17기 동기회와 충북 단양군 도담삼봉에서 찍었던 이 사진 역시 계속되는 우정의 증표이다.
다들 나이가 들어 중학교 시절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사진 속 친구들의 얼굴만 봐도 그때 그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정중규 추진위원장이 중학교에 다니던 1960년대는 배고픈 시절이었다. 여러 기억들 속에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서리를 했던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당시 삶이 얼마나 궁핍했는지 느끼게 된다.
닭서리, 수박서리 등 뛰놀다 배가 고프면 서리를 하곤 했는데 때로는 그 서리 대상이 자기 집이 되기도 했으니 지금 돌아보면 미소를 짓게하는 추억이다.
어린시절 정중규 추진위원장은 동네에서 '운동 잘 하고 머리 좋은 아이'로 통했다. 노래 등 예능에도 소질이 있어 후에는 양산문화제 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또 그것이 계기가 되어 군 문선대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일광낭만가요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낭만가요제와 깊은 인연을 맺기도 한다.
정중규 위원장에 따르면 사진 속 친구들과 십수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고 맞춰가는 과정'이다. 서로가 서운함이 없도록 하나만 고집하지 않고 그저 서로 편이 되어주는 게 긴 우정을 유지하는 비결.
잠시 고향을 떠나 있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기에 고향에 대한 애향심은 나이가 들수록 깊어진다. 많고 적음의 차이이지 애향심이 없을 순 없다는 것.
정중규 위원장은 그래서 두 가지를 준비한다. 하나는 일광낭만가요제가 전국에서 손꼽히는 가요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준비다. 나머지 하나는 애향심 가득한 후배들이 지역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하는 것.
올 가을 장안중학교 제17기 동기회는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한다. 여행목적지가 어디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친구가 가자고 하는 곳을 함께 가면 되니...
한편, 정중규 일광낭만가요제 추진위원장은 1952년 일광면 문중리에서 태어났다. 기장JC 창립멤버, 기장군 복군 후 초대 족구연합회장, 일광면체육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