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배려하지 않는 마음에 '등불'을 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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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배려하지 않는 마음에 '등불'을 켜자"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17.05.0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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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기장군불교연합회장 정오스님
정오스님 . photo=김항룡 기자

<정관타임스Live/김항룡 기자>=‘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장안사 주지스님이자 기장군불교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정오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2일 정관타임스 인터뷰에서 부처님 탄생게에 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어디에도 의존함이 없이 홀로 스스로 존귀하다는 의미이며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세상이 비록 힘들고 고통과 괴로움이 다가와도 각자 자기 자신이 편안하게 극복할 수 있다. 다른 어디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의지함이 없이 홀로 스스로 귀하다는 뜻을 알고 행한다면 어떤 문제도 편안히 극복할 수 있고 자기 마음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불교의 진리를 잘 담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정관타임스는 정오스님을 만나 부처님 오신 날의 참뜻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기장지역 주요사찰엔 등불이 환하게 피어올랐다. 부처님 오신 날 우리는 왜 등을 다나?
“부처님 오신 날 등을 다는 역사는 신라시대부터 유래됐다. 그 시대에는 국가차원에서 등을 달았는데 만등도 켜지기도 했다. 왕은 국민이 편안해지길 바라는 애민의 마음을 이렇게 담아 표현했다. 지금도 우리는 연등을 만든다. 국민의 안위와 편안함을 기원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등을 밝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자신이 밝히는 일이지만 거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다. 주변과 이웃을 배려하는 의미다. 지금은 주로 전기를 쓰지만 과거에 등을 피우기 위해서는 초나 기름을 사용해야 했다. 초나 기름으로 만들어 진 등불은 자신을 태워야만 빛이 난다. 그것은 인내다. 참고 견뎌야만 주변을 환하게 밝힐 수 있다.”

2일 고불사에서 열린 점등식에서 정오스님이 신진초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photo=김항룡 기자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덜한데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한 거 같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축복받은 민족이다. 수많은 외부에 침략에도 우리는 꿋꿋이 버텨왔다. 선조들의 노력 때문이다. 우리는 감사한 마음이 부족해서 행복하지 못한 것 아닌가?”

-스님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 등불처럼 산다고 할 수 있나?
“하늘이 존재를 낼 때는 필요 없는 존재를 내지 않는다. 쓸데없어 보이는 풀도 각자의 역할과 이름을 갖고 왔다. 누구나 다 쓰임새와 역할이 있다. 각자 가정에서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세상을 밝히는 등불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등불이 태양처럼 클 필요는 없다.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럴 때 광명의 세계를 기대할 수 있다. 불기 2561년 슬로건인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은 누구나가 다 등불이고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는 가르침을 말해주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 기억해야 할 부처님 말씀이 있다면?
“‘가난한 여인의 등불 이야기’가 떠오른다. 부처님에 관한 설화인데 가난한 여인은 탁발을 해서 등을 밝혔다. 왕이 밝히고 귀족이 밝힌 등은 시간이 지나 꺼졌지만 이 여인의 등불은 새벽에 되어도 꺼지지 않았다. 정성의 등불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 있어 정성을 다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저마다가 마음의 등불, 지혜의 등불을 밝힌다면 우리 사회도 밝아지지 않을까?
“등불을 밝혀야 한다. 욕심과 배려하지 않는 마음에 등불을 켜야 한다.”

-스님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자전거를 선물하는 일을 ‘세상을 향기롭게’란 자선단체와 함께 하고 있다. 그곳 어린이들에게 자전거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초등학교 졸업 후 경제적으로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다. 주된 이유가 중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자전거가 있다는 것은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와 같다. 오는 10월 전후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어린이 330명에게 자전거를 전달할 계획이다. 또 문화재사찰인 고불사 주변 어르신들을 위한 효문화잔치 등도 계획하고 있다.”

-등불을 피우는 사람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이 많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분지족 즉 적은 것에 만족하면 된다. 또 소유지족 그러니까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 된다. 행복의 기준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삼시세끼 먹는 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에 한 끼니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행복한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서로 다투는 것도 매한가지다. 인연의 소중함을 잊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정오스님. 정오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 기념 인터뷰에서 작은 것에 만족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photo=김항룡 기자

-그렇게만 하면 되나?
“세상이 밝아지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어리석을 수 있다. 조그만 것이 와도 행복해 할 수 있는 준비가 중요하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부처님이 와도 아니 하느님 와도 행복하지 않다.”

-정치적 사회적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밖에서 행복을 찾으면 어렵다. 사회 이슈에 대해 관심 갖고 주권행사 해야겠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로지 결과에만 매달린다면 절망과 실망도 크다. 다투고 논쟁하고 심지어 헐 뜻는 것도 잘 되기 위한 마음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나라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고 상처받는 국민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등명 법등명’ 세상이 어수선한 때는 나의 등불, 법의 등불을 밝히자.”
 

점등법회를 봉행하고 있는 정오스님. photo=김항룡 기자

<정오스님 프로필>
-기장군불교연합회장
-천년고찰 장안사 주지스님
-문화재사찰 고불사 창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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