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타임스Live/김항룡 기자>=수마에 사라질뻔 했던 나무가 한 군의원과 마을사람들의 도움으로 쉬어가는 그늘로 다시 태어났다.
기룡마을 하천 둑에 자리한 권상섭 나무 이야기다.
이곳에서 100여년을 살았던 나무는 지난 2014년 8월 25일을 잊지 못한다. 시간당 130mm에 달하는 큰 폭우가 기룡마을을 덮쳤고 마을 전체가 특별재난지역이 됐다.
폭우가 지나간 자리는 처참함 그 자체였다. 기룡마을 나무 역시 거센 수마에 휩쓸리며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곧 수해복구 공사가 시작됐고 공사관계자들은 공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나무를 없애기로 한다.
그때 나무의 편이 되어주었던 이는 기장군의회 권상섭 의원과 마을주민들이었다.
권상섭 의원 등은 나무를 살릴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공사 관계자와 토지 소유자 등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무를 그대로 두면서 하천둑을 복구하는 방안이 마련됐고 나무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권 의원과 마을사람들의 협조 등으로 수해를 딛고 다시 태어난 나무는 새로운 이름도 갖게 됐다.
오규석 기장군수가 수해복구공사 순시 중 이 같은 사연을 전해 듣고는 '권상섭 나무'라 부르면 어떠냐고 제안했고 마을 사람들이 이를 흔쾌히 승낙했던 것.
이름없는 나무에서 '권상섭 나무'로 새로 탄생한 이 기룡마을 나무는 오늘도 지나는 사람들에게 쉬어가는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권상섭 군의원은 "나무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무슨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분들의 협조로 나무가 또 다른 100년을 살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기룡마을 권상섭 나무는 장안읍 기룡마을 공판장 뒤편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