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령에서 농부로 그 남자의 행복한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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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령에서 농부로 그 남자의 행복한 2막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15.07.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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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블랙베리영농조합 박상명 대표 인터뷰
대령 예편 후 농부로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박상명 대표. 그는 "좋은 것을 함께 나눌 때 더 많은 행복이 온다"고 말한다. photo=김항룡 기자

<정관타임스Live/김항룡 기자>=몇 년 전 방송과 신문 등 주요 매스컴은 기장의 한 농원을 주목했다. 지구상의 수십 종의 베리 가운데 블랙베리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그 재배농가에 시선이 쏠렸던 것.

실제 블랙베리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급성 또는 만성 피로를 회복하며, 눈 건강 및 시력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호르몬 분비 촉진, 전립선·요실금 개선, 다이어트, 간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항산화제가 풍부하고 타닌(Tanin) 함량이 높아 각종 암과 당뇨병, 고혈압 같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블랙베리의 이 같은 효능을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박상명 기장블랙베리영농조합 대표는 유명세를 치러야 했다. 블랙베리가 생산되는 농원을 찾기 위해 전국에서 문의가 끊이지 않았고, 기장군, 기장경찰서 등에도 문의가 잇따랐단다. 최근에도 수요가 꾸준해 ‘없어서 못 파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박상명 대표.

대령으로 예편 후 농부가 되어 지금은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은퇴 후 삶이 이 정도 자리 잡기까지는 여러 고난도 따랐다. <정관타임스Live>는 박상명 대표의 은퇴 후 10년 생활에 주목했다.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효능으로 마법의 열매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블랙베리의 모습. 블랙베리는 익을 수록 검은 색으로 변한다. photo=김항룡 기자

박상명 대표는 기장의 블랙베리 선구자다. 5000여평의 그의 농장에는 블랙베리를 비롯해 건강에 좋은 유실수들이 그득 자리하고 있다. 그의 손길이 묻어 있는 농장 곳곳을 둘러보다 보면 정말 '대단한 농부'라는 생각이 드는데 10년 전만해도 그는 아마추어 농부에 불과했다.

‘나무와 식물을 벗 삼아 살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전역 전 틈틈이 준비해 농사지을 토지를 구입했고 주말을 이용 ‘적응훈련’을 했지만 농사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건강에 좋은 것만 심고 주변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일념으로 그가 처음 선택했던 작물은 ‘대봉감나무’였다.

어느 주말, 농장을 찾은 그는 수확의 부푼 생각에 대봉감나무 묘목 수 그루를 심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는데 작업을 함께했던 이에게서 다음날 연락이 왔다. ‘누군가에 의해 묘목이 다 뽑혀갔다’는 거였다. 겨우 묘목을 다시 심었지만 이번엔 태풍이 문제였다. 태풍 매미가 기장을 덮친 것이었는데 보기 좋게 익은 대봉감이 거의 다 떨어진 것은 물론, 가지가 부러지고 심지어 뿌리 체 뽑히기도 했다.

박상명 대표는 은퇴 후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래서는 그는 그림, 서예, 색소폰 연주 등 취미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photo=김항룡 기자

한바탕 좌절한 박상명 대표는 상대적으로 튼튼한 매실수확에 도전했다. 대봉감과는 달리 매실농사는 성공했다. 태풍도 이기고 누가 봐도 실한 매실이 그를 기쁘게 했다. 문제는 잘 수확한 매실을 내다파는 것이었다.

“한 농산물유통센터에 경매로 내놨는데 경매사로부터 최고가 낙찰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그리고 가격을 알려주는데 그 가격이라는 게 마음에 차질 않더군요. 매실을 수확할 때 들인 인건비조치 못 건질 정도였으니까 실망할 수밖에 없었죠.”

해당 경매사는 박상명 대표에게 “가격이 맞지 않으시면 그냥 가져가셔도 된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박 대표 입장에서 그 많은 매실을 다시 가져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판로가 마땅치 않은 상태에서 처분이 쉽지 않았던 것. 그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주는 가격에 만족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를 회상한 박 대표는 “농민의 약점을 너무 잘 알더라. 마음에 안 들어도 ‘그렇게 하세요’란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이후 남은 물량이 더 있냐고 묻길래 차라리 주변사람들과 나누는 게 나을 것 같아 없다”고 했단다.

노력만큼의 대가를 얻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게 바로 블랙베리 재배였다. 서울의 큰 종묘상사에서 매년 보내주는 홍보책자에서 블랙베리를 발견한 박 대표는 200평 규모에서 블랙베리 농사를 처음 시작했다.

종묘상 직원이 알려주는 데로 블랙베리 나무의 거리를 정했는데 첫 해 두 해엔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3년째 들어 나무 간 유격을 더 주니 그제야 수확이 잘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블랙베리는 인체 건강에 아주 좋다. 신이 내려준 과일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이 블랙베리 수확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확산에도 노력했다. 노하우와 기술을 적극 전파했는데 지금은 몇몇 농가들이 블랙베리 생산으로 농가살림에 보탬이 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올 여름 '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블랙베리 농장을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계획이 그것이다. 블랙베리 농장 체험을 통해 블랙베리를 직접 수확해보고 그 자리에서 그 특유의 새콤함을 맛보게 하는 프로그램인데 실비수준의 비용으로 블랙베리를 사갈 수도 있게 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실컷 체험하시고 구매도 하는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준비하는 것인 만큼 기장주민들이 많이 오셔서 체험하시고 블랙베리로 건강하게 여름을 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상명 대표는 대령 예편 후 기장군 일광명 청관리에서 금성농원을 운영하는 농부가 됐다. 은퇴 후 삶을 인생의 황금기로 생각하고 그림과 서예, 섹스폰 연주 등 취미생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아내와 국제변호사인 아들을 두고 있다.

도움=동부산농협 김서목 팀장

농부의 뒷모습...농장에 좋은 것만 심어 함께 나누고 싶었다는 박상명 대표. 그는 다양한 유실수의 농장을 보물섬처렴 여겼다. photo=김항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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