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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옥의 거리탐방
수직절경의 절벽들이 병풍처럼 10km의 계곡과 함께 가을 머금은 나무
[김연옥의 거리탐방] 원시적 비경 담은 그곳...'주왕산 절골계곡'
2021. 10. 26 by 김연옥 기자
절골계곡의 단풍은 기암괴석과 주변의 숲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한다. /김연옥 기자

청명한 가을하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단풍을 맞으러 주왕산으로 떠나볼까?

청송으로 달리는 차창 밖은 다채로운 가을풍경을 연출한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의 황금빛 물결, 조금씩 물들어가는 나뭇잎 그리고 야생화의 조화로움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따스한 햇살에 사과는 하루하루 빨갛게 익어간다. 청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과 모습. /김연옥 기자

주말을 이용해 찾은 경북 청송의 사과밭에선 사과들이 축제를 벌이고 있다. 봄에 앙증맞은 꽃을 피우더니 지지대를 받치고 한 나무에 주렁주렁 마치 대추나무처럼 풍성하다.

몇 차례 와 본 청송이라 주왕산의 용추폭포까지 그리고 주산지를 거쳐 처음으로 ‘절골계곡’을 찾아든다.

절골계곡은 탐방예약제를 실시하므로 예약은 필수다. /김연옥 기자

주왕산 절골에서 대문다리를 거쳐 가메봉까지 5.7km 구간은 9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탐방예약제를 실시해 늦어도 하루 전까지 예약해 두어야 한다. 운이 좋아 허용인원 1350명이 채워지지 않을 때는 선착순 현장입장도 가능하지만...

옛날 운수암이라는 절이 있어 절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 계곡은 깎아지른 듯 수직절벽들이 병풍처럼 펼쳐져있고 10km의 계곡에는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곳이다.

절골계곡의 입구는 휴일을 맞아 등산객으로 붐비고 있다 

단풍보다 더욱 울긋불긋한 등산복의 행렬에 놀라며 입구로 들어서니 양쪽에 길게 늘어선 수직바위 사이로 상큼한 허브향 같은 산바람이 마스크를 뚫고 코 끝에 스며든다. 아직은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은 아쉬움이 있지만 깊은 산에 온 듯 우거진 수풀과 계곡의 물소리가 함께하니 발걸음이 절로 가볍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조차 자연과 어우러져 예사롭지 않다. /김연옥 기자

계곡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는 정성껏 손으로 빚은 듯 앙증맞다. 하늘을 헤엄치듯 유유히 노니는 하얀 구름과 절벽을 감싸 안은 푸른 나무들 그리고 쉴 새 없이 흐르는 계곡물소리는 자연이 빚어낸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차마 걷지 못하고 계곡에 손도 담그고 응회암의 암석들을 손으로 느끼며 가을을 아니 시간을 붙잡고 말았다. 낯선 곳이면서 두렵지 않고 어디선가 본 듯한 비경에 심취하며 한참을 걷다 보니 간간이 붉게 물든 단풍잎도 만날 수 있었다.

단풍잎처럼 익어가는 우리의 삶을 반추하며 자연의 위대함 속에 인간은 어쩜 자그만 돌부리에 지나지 않음을 새삼 깨닫는다.

한참을 돌과 바위에 부딪치며 걸음을 걷다 등산객들에게 길을 양보하고 돌아선다.
눈에 가득 가을을 담고 청량한 공기 듬뿍 채우고 돌아서는 포만감에 아쉬움은 뒤로하고 다음을 약속해본다.

거리정보>>절골계곡
주산지에서 2km 떨어진 곳으로 주왕산국립공원 절골분소를 내비에 친다. 주차장이 협소하니 입구에 두고 걸어간다. 사전예약 필수. 국립공원사무소 054-873-0019/국립공원예약시스템 https://reservation.knps.or.kr

<주변 관광지>
주왕산 국립공원

대전사의 양지바른 곳에 빨리 물든 단풍이 여행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김연옥 기자
주왕산 입구의 대전사, 주왕산의 대표적인 손가락을 닮은 기암이 눈에 띈다. /김연옥 기자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암산으로 통한다. 또한 경북 제일의 명산으로 돌로 병풍을 친 것 같은 모습에 '석병산(石屛山)이라 불렸다. 대전사에서 올라가는 좌우로 아름다운 계류와 죽순처럼 솟아오른 암봉 및 기암 괴석, 울창한 송림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바위병풍을 두른 듯하다. 
달기물약수터, 대전사, 주왕암이 유명하다.

주산지 

물위에 비친 주산지 주변 풍경이 억새와 함께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김연옥 기자
300년 세월의 왕버들은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자태를 드러내며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김연옥 기자

주산지의 아름다운 풍경은 김기덕 감독의 사계절 변화를 잘 포착한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으로 널리 알려졌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 숙종 1720년에 착공, 땅을 파고 그 주위에 둑을 쌓아 경종 1721년에 완공한 이 저수지는 이후 약 300년 동안 주위 산골에서 내려온 물이 여기에 고여 아랫마을 농민의 농업용수로 사용돼 왔다고 한다.
주산지가 다른 호수에 비해 돋보이는 이유는 수려한 산세의 병풍과 더불어  '왕버들'이란 태고의 신비한 자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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