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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글 김항룡 편집국장
[데스크칼럼] 기장 총선민심...
2023. 10. 18 by 정관타임스Live

국회에 활동할 기장군의 대표를 뽑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출마예상 후보들의 움직임은 '더딘 느낌'이다.  

선거까지 남은 5개월이라는 시간은 후보들은 물론 유권자들에게 짧은 시간이다. 공약을 마련하고 유권자들에게 이를 알리는 일, 후보의 경력과 능력·매력을 어필, 인지도를 쌓고 선호도를 높이는 게 단시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도 국가나 지역의 많은 현안과 관련 후보의 철학과 입장을 파악하기 짧은 시간이다. 

때문에 선거가 다가올수록 기장지역 유권자들은 '깜깜이 선거'라며 답답해하거나 인물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현상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기장의 일부 유권자들은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깜깜이 선거'를 만드는 구도 즉 각 정당의 공천 전까지 출마의지가 있는 후보들의 활동이 유권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과거 선거에서 후보 등록까지 출마예상 후보들의 움직임을 보면, 차별화된 공약을 하거나 인터뷰 또는 토론 등을 통해 유권자들의 검증을 받기보다, 명함을 주거나 정치적 대립각에 편승해 표를 어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여야 후보의 우선공약이 비슷한 경우도 많아 일부 유권자들은 누구에에 투표해야 할지 중심잡기가 쉽지 않다. 

'출마예상 후보들의 더딘 행보'는 답답함을 자아내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기장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선거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공천결과이다. 

유력정당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가 사실상의 선거결과이다보니 공약과 능력, 자신의 가치와 매력을 알리기보다 공천받기에만 신경을 쓴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각 정당의 공천시스템은 기장유권자들을 만족시키기는 힘들어 보인다.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은 후보를 내 당선시켰지만 기장의 경우, 실망감을 안긴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 전직 시의원은 음주적발 상태에서 출마를 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몇몇 지방의원은 성추행 시비에 휘말리거나, 동료와의 다툼,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불법적인 녹취를 해 지역 공직사회에 소문이 나기도 하고, 동료의원 간 막말과 상호고발 등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소위 '윗분'이라는 사람들이 지방의원의 의결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의회민주주의를 해친다는 우려도 나왔고, 정부기관장을 상대로 한 질의시 준비가 덜된듯한 질의를 했다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기장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4월 선거구도를 '3강구도'로 전망하고 있다. 무소속 오규석 전 기장군수가 언론 등을 통해 출마의사를 밝힌 가운데, 현 국회의원이 정동만 의원(국민의힘)과 최택용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이 리턴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정 의원과 최 위원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49.63% vs 44.41%로 정 의원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지만, 내년 선거에서는 오규석 군수의 출마와 일광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인구 유입, 정당 지지율 등의 변수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공천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출마예상 후보들의 움직임이 더디긴 하지만 행보에 속도를 붙이는 이도 있다. 

입후보예정자인 권우문 전 부경대 겸임교수(국민의힘)은 '지방선거 공천 특권 내려놓기'를 자신의 첫번째 공약으로 발표하는 등 혁신을 기치로 내놓으며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승윤 부산대 교수의 출마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지역출신인 장원필 변호사도 명절 공개 인사를 하는 등 얼굴알리기에 나서 공천경쟁에 뛰어들지 시선을 끌고 있다. 

현역 의원인 정동만 의원은 의정활동 성과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유하고, 김건희 여사와 정부기관장 방문 등 활동사항을 알리며, 재선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도시철도 정관선과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선정을 마치 도시철도가 시작된 것마냥 홍보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전달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택용 현 지역위원장과 조용우 전 지역위원장, 박견목 전 육군준장, 김민정 전 부산시의원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최 위원장은 꾸준한 '현수막 정치'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데, 지역위원회 운영과 관련한 '불협화음'이 있어, 공천경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복권한 조용우 전 위원장은 총선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선에 오르면 사실상 정계복귀이기에 그에게는 이번 선거가 매우 중요해졌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박견목 전 육군준장도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고, 김민정 전 부산시의원도 공천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둔 기장의 정가는 '평화로운 호수'같지만 물밑에서는 이처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문제는 선거에 임하는 출마예정자들의 철학과 태도다. 

군민 그리고 유권자의 선택을 가장 중시하고 이에 부합하려고 하기 보다는 '경쟁을 가장한 사실상의 하향식 공천'에 '승부'를 걸려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출마예정 후보군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한 유력인사는 "지금은 움직일 수 없다. (위에서) 나가라고 해야 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군민과 유권자의 요구보다 '위의 지시(?)'에 주안점을 두는 태도로 해석된다. 

한 정치원로는 "얼굴을 알리고 능력을 심판받기 위해 노력해도 공천받지 못하면 끝이라는 인식 때문에 '위'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실제 총선에 뜻이 있어도, 공천가능성을 고려해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장에서 정치신인들이 나오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소위 '윗분'들이 기장사람들의 민심과 현안에 관심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자신의 정치세력 확장에만 신경쓰다보면 민심이 왜곡되는 현상이 생긴다. 유권자들은 이를 염두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가 이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출마예정자들의 앞으로 행보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지, 또 유권자들이 어떻게 이번 선거를 맞이하고 반응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항룡 편집국장
김항룡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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