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기장일보
뒤로가기
문화
극단 자유바다, 어린이극 혹부리 영감 공연 나와 남의 다름을 떳떳이 받아들이고 우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연극
[연극] 착부리영감과 못부리영감 함께 만나보니...
2021. 10. 12 by 김연옥 기자
매사에 착하기만 한 '착부리 영감'의 김경민 씨
모든 일에 착하기만 한 '착부리 영감' 역을 맡은 배우 김경민 씨. 출처:극단 자유바다
매사에 못되게 구는 '못부리 영감' 배문수 씨
매사에 못되게 구는 '못부리 영감'역을 맡은 배우 배문수 씨. 출처:극단 자유바다 

<기장일보/김연옥 기자>=아동청소년 전용극장인 안데르센극장이 오랜만에 문을 활짝 열고 지난 10월 10일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혹부리 영감’을 첫 무대에 올렸다. 청명한 가을하늘, 오랜만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테마숲 공원에 울려 퍼진 날이었다.

리허설에는 재해석 된 ‘혹부리 영감‘이 일부 소개됐는데 본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지 궁금한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날 공연은 무대 위 배우들만의 대화가 아닌 객석 모두와 함께하는 흥겨운 무대였다. 객석 어린이들과 부모의 열띤 호응이 눈길을 끌었으며, 극장 안 분위기는 당연 후끈 달아올랐다.

이 작품에 나오는 착하기만 한 ‘착부리 영감’과  못된 ‘못부리 영감’… 동화책에서 보았던 옛날 할아버지의 수수한 한복대신 오페라 무대에서나 보았던 복고풍의 서양의상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못부리 영감 역을 맡은 배우 배문수 씨는 “처음 의상을 접하고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마음이 열려있는 어린이들은 거부감없이 쉽게 받아들이며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에서 부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준다. 억지도 부리고 소리도 지르다보니 오히려 마음은 더 정화가 되는 것 같다”며 “부모님들은 속이 시원하다며 착부리보다 나를 더 좋아하신다”고 맡은 배역을 소개했다. 

착부리 영감 역을 맡은 배우 김경민 씨는 “좀 더 솔직하게 나답게 표현하고 싶은데 오히려 남에게 착하게 보여야 하므로 내 마음을 끊임없이 다독거려야만 했다”면서 “어린이들이 어려움을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역할의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앞선 리허설엔 배우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마이크를 잡고 조명 세트장 하나하나를 신경 쓰며 배우들의 위치, 몸짓까지 지적이 이어졌다. 무대를 오르내리며 열정을 쏟는 정경환 연출가의 모습이다. 

첫 공연을 끝내고 만난 정경환 씨는 “연극공연 30년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애썼다”면서 “영상경험이 많은 아이들이 직접 무대를 보면서 그들만의 세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고전의 동화에 색다른 창작을 더해 의상부터 상식을 깨트렸다”고 말했다. 

극단 자유바다 대표 강혜란 씨는 “그동안 썰렁했던 객석이 이미 예약이 다 됐다”면서 “가족들이 신나게 즐기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품 선정의 이유에 대해서는 “요즘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착하다’의 개념은 조금씩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며  “무조건 수긍하는 착한 어린이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지니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이 연극을 통해 올바른 사고력을 키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 중 펼쳐지는 ‘동화마을 노래자랑’은 관람하러 온 어린이들 중에서 매회 1명씩 무대 위에서 끼를 발산하는데 첫 회를 제외하고 접수가 완료됐다고 한다.

가난하게 된 못부리 영감을 착부리 영감이 따뜻하게 보듬으며 하는 대사를 소개하고 싶다. 
 
“우리가 가진 ‘혹’은 남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부적과도 같아! 함께라면 우린 무서움이 없지. 우린 천하무적이니까...”

남과 다름을 떳떳이 받아들이고 친구와 이웃끼리 차곡차곡 쌓아온 ‘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시대의 ‘혹부리영감 이야기'가 긴 여운을 남기는 무대...

<tip>안데르센 극장과 테마숲
안데르센 극장이 있는 ‘테마숲‘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숲건강 체험공간이다. 공원입구의 안데르센 뮤직박스에서는 안데르센 동화 ‘빨간구두’를 주제로 음악이 흘러나오고, 데크로 한 바퀴 돌 수 있는 호수산책로에는 모형 오리가 호수에서 여유를 즐긴다. 동화를 테마로 한 동화산책로에 들어서면 ‘미운오리새끼’, ‘성냥팔이소녀’, ‘헨델과 그레텔’ 등의 동화책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져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극단 자유바다의 '유유 유랑단-지구가 아프면 우리도 아파요'가  호수산책로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극단 자유바다의 '유유 유랑단-지구가 아프면 우리도 아파요' 공연 모습. 호수산책로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출처:극단 자유바다

연극정보>>강혜란 제작/ 정경환 연출/ 김경민, 배문수, 박호천, 최재민, 박윤희, 강정희, 김지연 출연 / 주소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장안로 211/ 공연 (일반) 10월 10, 17, 24일 오전 11시30분, 오후 2시 (단체) 10월 13, 14, 18, 19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30분/ 입장료, 주차비  무료/ 문의 051-728-390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