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기장일보
뒤로가기
김연옥의 시간여행
[김연옥의 시간여행] 2) 옛 송정역
2021. 02. 15 by 김연옥 기자
한동안 조용했던 (구)송정역이 요즘은 해변열차 매표소로 시끌벅적하다
옛 송정역은 해변열차의 종점으로 변했다. 해수욕 후 벌겋게 탄 얼굴로 기차에 타는 사람들 대신 해변열차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래도 그곳에 옛 추억이 서려있다. 사진은 새로 도입된 해변열차와 옛 송정역의 모습. /김연옥 기자

<정관타임스/김연옥 기자>=옛 송정역 앞에 섰다. 새로운 송정역이 생겨 옛 송정역은 뒤안길로 밀려나 한동안 조용했는데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특히 엄마 아빠의 손을 잡은 아가들의 행복한 모습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동해남부선 옛 철길이었던 송정역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부산에서 포항 구간이 개통되어 일제의 관광과 자원 수탈을 위해 건설되었다. 해방 후에는 부산 울산 경주 포항을 잇는 서민들의 교통수단으로 단선선로로 동해남부선 구간으로 사용되었다. 그 후 2013년 동해남부선 본선이 장산터널을 통과하는 새 선로로 이설되며 기존 철길은 폐선되었다.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본다. 학창 시절 여름이면 ‘해양훈련’에 참여했다. 요즘으로 말하면 체험학습이다. 송정해수욕장은 부산의 외곽에 있어서 버스도 없고 기차만 다녔었다. 부산진역에서 기차를 타고 친구들과 떠들다 보면 어느새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 ‘송정역’이다.
 

친구들과 기차타고 도착했던 송정역
모래 털고 기차 오를 때 벌겋게 탄 얼굴
잊을 수 없어...
세월 흘러 관광열차 종점된 옛 송정역...
역할은 변한 대신 과거와 현재 잇는 다리돼

해수욕장과 가까운 송정역에 도착하자마자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 해변을 향해 뛰었던 기억이 난다. 넓게 펼쳐진 하얀 은모래가 얼마나 부드러웠는지 맨발에 스며들어 간지러울 정도였다. 자유가 있었다.

한쪽 끝은 철조망으로 막힌 군사지역이었다. 내 나이 또래가 이곳에 와봤다면 아마 옛 모습이 떠올랐을 것이다. 

비교적 완만하고 물살이 세지 않아 안전하게 놀 수 있었던 송정해수욕장은 하루의 놀이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아쉬움에 모래를 털고 기차에 오를 때면 벌겋게 탄 얼굴과 따가운 등의 아픔을 느껴야만 했던 곳.

라떼 이야기에서 요즘 이야기를 해보자. 

옛 송정역은 새로 생긴 해변열차의 종점이다. 미포와 청사포를 거처 송정을 잇는 해변열차 구간이다. 토요일 해변열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제법 많았다. 열차에 몸을 싣고 해운대 미포에서 출발해 달맞이 터널과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구덕포, 송정역에 도착하는 4,8Km구간을 달리면 종점인 옛 송정역에 도착한다. 

송정역은 지금은 많이 변했다. 아련한 옛 추억을 다시 접고 폐선이 된 철길을 걸어본다. 금방이라도 기적을 울리며 달려올 것 같은 기차 소리에 걸음을 멈춘다. 돌아보면 많은 것들이 변해간다. 그 모습 그대로이지만 기능과 역할이 달라진 것도 있고, 아예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있다. 앞으로도 계속될 '김연옥의 시간여행'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길 기원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