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백 칼럼] '파워반도체 기장캠퍼스'를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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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백 칼럼] '파워반도체 기장캠퍼스'를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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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고시각 2022.11.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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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진백 메가시티 기장포럼 대표
정진백 메가시티 기장포럼 대표
정진백 메가시티 기장포럼 대표

이공계 전문인력의 남방한계선

이공계 취업준비생들에게 ‘남방한계선’이란 말이 회자 된 지는 오래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서울을 떠나서 남하할 수 있는 한계선이란 의미다. 한때는 경기도 ‘기흥’까지를 의미하는 ‘기흥라인’이라고 했다가 요즘은 삼성반도체와 SK하이닉스가 있는 ‘평택․이천라인’까지 이야기한다. 쇠락하는 지방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씁쓸한 말이다. 
요즘 한편에선 일자리가 없다고 난리지만 다른 한편에선 기업들이 사람 구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친다. 지방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자리를 외면하는 현상도 벌어진다. 단순히 개인의 ‘눈높이’만을 탓하기엔 씁쓸한 취업 시장의 풍경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의 지방근무도 외면할 정도라면 지방 소재의 중견․중소기업들이 겪고 있을 ‘인력난’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된다. 물론 부산이 심혈을 기울여 유치하고 있는 파워반도체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반도체 이슈에 드리운 지방소멸의 그림자

최근 미국이 주도하여 미국은 반도체 설계를, 일본은 반도체 소재 및 장비를,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제조 및 생산을 담당하도록 협의체를 만들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자는 이른바 '칩(Chip)4 동맹' 가입 여부가 큰 화두가 되는 가운데, 새 정부 출범 후 반도체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계획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반도체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반도체 전문인력 충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여 반도체 관련 대학 입학정원을 늘리자는 주장이 있고, 삼성과 SK 등 반도체 대기업의 ‘사내대학’을 활성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삼성과 SK 등 수도권 대기업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가 그 중심에 있으며, 특히 이들 논란 속에 지방은 더 소외되고 지방소멸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산은 기장에 파워반도체가 있어 그나마 다행

최근, 파워반도체 부품 제조 중견기업인 “제엠코(주)가 수도권 기업 최초로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에 완전히 이전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본사와 연구소, 공장까지 경기도 부천에서 기장으로 이전하면서 파워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크게 보면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 그리고 전기로 작동하는 모든 제품의 전력 변환장치에 들어가는 파워반도체로 구분된다. 최근 전기차뿐만 아니라 친환경 산업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전 분야에서 파워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부산은 지난 10여년 동안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파워반도체 분야의 기반을 다져왔으며, 파워반도체 업체들이 속속 들어서고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도 들어서는 등 그나마 반도체 산업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파워반도체, 유치만 하면 성공할 수 있나?

소품종 대량생산의 특성을 갖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인 파워반도체는 그 특성상 대기업의 진입보다 중견․중소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행기술개발’과 ‘시장선점’이 주요 관건인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우수한 ‘설계인력 확보’등이 주요 관건이고 반도체 제작 장비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전문 엔지니어’들도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산의 현실은 녹녹지 않다. 잘 훈련된 반도체 전문인력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오기도 쉽지 않고 부산에서 경쟁력 있는 전문인력을 배출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다가 최근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학 입학정원 확대와 대기업 사내대학 운영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반도체 전문인력의 뒷받침 없이 기장의 파워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클러스터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파워반도체 인력양성, 지자체가 나서야

최근 ‘부산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에서 인력양성에 힘을 쏟고 있고 일부 대학에서도 파워반도체 인력양성 계획이 있지만, 체계적으로 추진될 것인가? 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결국, 대기업이 빠진 자리에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안으로 지산학 협력을 이야기하지만 기장에 어렵게 유치한 파워반도체 업체들이 인력난 때문에 다시 수도권으로 유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설계와 웨이퍼 제조, 부품 등 관련 업체들이 '기장행'을 주저하지 않도록 하는 책무는 지자체에 있다. 수도권의 대기업들이 사내대학을 세워서 지원하는 것처럼 부산시와 기장군이 이를 대신하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재정적, 기술적,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지자체 최초로 파워반도체 캠퍼스를 운영하자!

부산시와 기장군이 협력하여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에 국내 최초로 파워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캠퍼스를 세우자. 입주기업 및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의 장비와 기술을 우선 활용하자. 이들 전문가들과 부산의 주요 대학 교수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정부의 K-반도체 전문인력 양성계획과도 연계하여 적극적인 정부 지원도 끌어내도록 하자. 
설계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는 소수 대학원체제로 운영하고 엔지니어 양성은 현장교육 중심의 단기 학부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한 외부 교수요원 충원과 캠퍼스 조성, 교육장비 및 시설 구축 등의 재원 마련과 운영은 안정화될 때까지 부산시와 기장군이 맡아야 한다.

정부가 미래 전략산업으로 파워반도체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대통령 공약사업에도 들어 있는 만큼 부산의 여야 정치권에서도 기장의 파워반도체 클러스터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파워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장 캠퍼스 조성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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