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키워드로 짚어보는 6·1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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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키워드로 짚어보는 6·1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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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고시각 2022.05.2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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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항룡 기장일보·정관타임스 편집국장

기장군민의 일꾼을 뽑는 여정이 진행 중이다. 군수와 시의원, 군의원 등 6·1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며, 지방자치를 책임질 적임자라고 어필한다.
유일, 최고라는 단어도 서슴없이 등장한다. 진척이 더딘 현안사업을 임기 중 가시화하겠다고도 하고, 부울경 중심, 섬기는 행정, 도움을 호소하는 슬로건 등도 등장했다. 
5월 23일 열린 기장군수 후보 TV토론회에선 '나름의 검증'이 이뤄졌다. 기장군교육환경 개선방안 등 공통질문과 상호토론이 있었지만 50분의 짧은 시간으로 후보자들의 철학과 생각을 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부분 공약을 나열하는데 그쳤으며, 결정적 어필이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한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장의 교통문제만 하더라도 현실적인 대안 제시보다는 기존에 언급된 대안의 재탕이나, 협업을 통한 문제해결 정도수준의 언급이 다였다.  
상호토론에서는 상대 당의 공천결과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을 묻거나, 메가시티 중심도시를 먼저 썼느냐 등의 논쟁시간이 길었다.
기장사람들의 삶과 발전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찰보다는 선거승리를 위한 우의확보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어진 무소속 후보들 간 토론에서는 10여 분간 주어진 시간 저마다의 생각을 유권자에게 전했다. 
상당시간을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출마한 이유와 살아온 과정 등을 이야기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한 후보는 도와달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선거 토론회를 누가 잘 했는지를 떠나 '기장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엿볼 수 있는 토론회였는지는 방송을 지켜본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또 토론회에 비쳐진 모습 외에 각 후보들의 걸어온 삶을 다 알 수 없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보고도 답답한 상황을 접하게 될 것 같다. 기장군의 6·1지방선거를 취재하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정당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공천과정이나 선거과정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상황도 아니지만 저널리스트로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현만 당시 군의원을 기장군수 후보로 공천했다. 그러나 4년 뒤에는 5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이현만 예비후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예비후보로 경선을 펼쳤다. 
4년 전 기장군수 선거에서 이현만 후보는 민주당 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오규석 기장군수에게 패했다. 
그리고 4년 뒤엔 경선참여 자격을 얻지 못했다. 
경선에서 배제할만금 이현만 예비후보보다 우수한 후보가 있거나, 아니면 민주당의 기준이 변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낙제 수준의 여야의 '공천 성적표'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천돼 당선됐던 지방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잘한 일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일도 있겠지만 상당수가 공천을 받지 못했다. 
4년 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공천을 받아 당선된 8명의 군의원 중 이번 선거에 재공천을 받은 인원은 3명이다. 그나마 한 명은 A당에서 B당으로 당적을 옮겨 공천을 받았다. 
나머지 군의원들은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출마를 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유권자와 역사의 몫이지만 4년 임기동안 '장난투표 논란', '의원간 상호고소고발', '성추행 논란' 등 다사다난했던 사건들은 주민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존재한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집행부 감시에 있어 의회가 힘을 모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한켠으로는 군의원들이 약속했듯 군민의 입장에서 일했는지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문제해결 방식이 제대로 찾지 못했는지는 스스로의 성찰문제로 남게 됐다.
'잘 모르니까 당만보고 찍는다'는 유권자가 계신다면 여야의 공천 성적표에 대해 생각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위에 충성하는 정치 vs 유권자를 대변하는 정치
선거를 전후 각종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발표된 한 적합도 조사에서는 두배 가량 상대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기장군의 역대선거를 보면 당의 세력과 판세가 많은 좌우를 했다. 당선될 것 같은 후보에게 힘이 몰린다. 
기준을 강요할 수 없지만 좀 더 냉정하게 기장의 미래를 제대로 열어 갈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해 응원하기보다는 승자독식, 정당에 대한 여론이 표심을 가른다. 
지역 일꾼이 되겠다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고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으니 유권자를 뭐라할 수도 없는 일이다. 
정관타임스·기장일보 같은 지역의 풀뿌리 언론의 책임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는 안 샐까?
정치에서 협치와 상호존중은 평행선을 달려야 하는 것일까? 기장군 지방선거 공천 과정은 역대 어느선거보다 치열했다. 그래서 그 후유증도 여야를 막론하고 적지 않다.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법위반과 관련 고소고발이 있었고, 탈당도 이어졌다. 목숨을 건 단식투쟁도 많은 이들을 우려스럽게 했다. 
눈여겨 볼 점은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경쟁에서 졌을 때 속이 상한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것이 공정한 경쟁이었다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시 수행에 들어간다. 다만 어떤 억울함이 있다면 이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서는 '순응'보다는 '호소'가 많았다. 경쟁에서 패한 뒤 승리한 후보에게 축하인사를 건네고, 더 큰 대의를 위해 힘을 모아주는 이른바 '지지선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같은 당원 동지인데, 보기에 따라 적만도 못한 사이가 됐다.
정당의 목적은 권력쟁취 즉 정권창출이다. 권력쟁취를 통해 이념 등 정당의 가치를 실현하고 그를 통해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인 정치다. 당원 동지 간에 신의, 명분있는 자세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행정 그리고 정치에서 유권자들은 어떤 희망을 가질수 있을까?

후보자의 유권자에 대한 '예의'
"이번엔 바람이 거셉니다" 이번 선거에도 여지없이 '바람'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거나, "정부를 견제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는 호소도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기장사람들의 삶이 우선되어야 한다. 
당리당략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를 밝힐 수 있는 행정가와 일꾼이 필요하다. 당선되고 목에 힘주는 사람은 진정한 지역일꾼이 아니다. 
장애인 쉼터를 조성하는 일, 보다 많은 군민들이 예산의 혜택을 고루받을 수 있도록 예산수립과 집행과정을 잘 감시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보다 많은 경험을 교류하고 전문가의 자문에 귀 기울여야 한다.  
유권자들의 알권리도 중시되어야 한다. 
소셜미디어상에 자신의 좋은 점만 부각하면서 전과 등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해명을 하지 않는 후보. 유권자에게 최소한의 정보가 될 수 있는 선거공보조차 제출하지 않은 후보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책임지는 정치
선거의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과 당선자들의 향후 4년 활동은 다시 평가의 도마에 오르게 된다. 옳고 그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 부족한 기장의 현실에서 '책임정치'의 구현은 쉽지 않다. 
비록 이런저런 이유로 책임을 묻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잘잘못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지식과 지성, 판단력이 있다.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일꾼들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할 수 있는지, 그들의 내미는 손을 잡았을 때 뿌뜻한 지, 아니면 혀를 차야 할 지, 유권자들은 늘 평가를 한다. 
조성한 지 얼마되지 않은 주차장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한치 앞도 못내다보는 행정, 민간 주도의 축제를 관 주도의 축제로 만드는 행정, 군민의 삶이 우선이기보다 업자의 입김에 휘둘리는 행정으로부터 군민을 지킬 지역의 일꾼이었는지 여부는 4년 뒤에 성적표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우선적인 책임은 공천권자와 정치권의 몫이다.  

풀뿌리 지역언론...
선거 때마다 유권자 중심보도를 하고 싶었다. 5개 읍면에 시급한 현안을 지역의 일꾼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공정한 여론조사를 통해 지역의 현안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몸은 하나인데 후보들이 많으니 기자들이 거의 병이 나다시피 했다. '우려'와 '경계', '유불리' 속에 풀뿌리 지역언론이 담당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는 오로지 데스크의 책임이다. 풀뿌리 지역언론을 응원해주시는 독자들에게 늘 부끄러운 마음이다. 그 부끄러움을 대신하는 길은 그래도 기사를 쓰는 것이다. 좋은 언론을 만들기 위해 후배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풀뿌리 지역언론이 휘둘림 없이 기장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공론장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기장사람들의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드리는 게 매우 송구스럽다.  

추신...
선거가 9일 남았다. 거리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유세차량위에서 최선을 다하며 지역 일꾼이 되겠다는 지방선거 출마 후보님들! 당신들의 도전은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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