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눈에 보는 기장향교 석전대제 준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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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눈에 보는 기장향교 석전대제 준비과정
  • 기장향교
  • 송고시각 2021.04.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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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장향교는 지난 3월 20일 상오 10시 공부자탄강 2572주년을 맞아 춘기석전을 봉행했다.
이 행사를 치르기 위해 약 20일 전부터 준비는 시작됐다. 어떤 과정을 거쳐 석전대제가 봉행됐는지 알아보자.

<향(香) 준비>... 맑은 정신으로 미리 준비
3월 2일(화) 맑은 정신으로 석전에 올릴 향을 미리 준비하여 그 예를 시작합니다.
먼저 건조가 잘된 향나무를 골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쪼갠 다음 여러 번 삐져서(얇고 비스듬하게 잘라냄) 다시 한 번 건조시켜 보관합니다.
석전에 쓰이는 향은 사당으로 옮길 때 전향문을 통해 전향소에 보관합니다.
분향일인 삭일과 망일(朔望)에는 전일 사당을 쓸고 닦은 다음 향궤(香櫃)에 모셔 전향소에 올립니다.
요즈음은 행례 당일 봉향이 향궤를 모셔 헌관에게 드려 확인하게 한 다음 행례를 시작합니다.
그만큼 향이 의미하는 바 크다 할 것입니다.
이날 향을 준비하는 과정에 성인수 총무수석장의, 왕금자 여성수석장의의 수고로운 협조에 감사를 드립니다.
참고로 기장향교 전내(殿內) 향로와 향합의 배치는 정위(공부자)와 배위사성(증자, 안자, 자사, 맹자) 그리고 동·서 종향위 각 1개 등 모두 7개의 향로와 향탁(향상)이 있습니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향을 다듬을 때마다 엄지손가락이 온전치 못함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참고
- 안향청(安香廳) : 나라의 제사에 쓰는 향을 안치하는 곳
- 제향(祭香) : 제사에 쓰는 향
- 향합(香榼) : 제사 때에 쓰는 향을 담는 통
- 향합(香盒) : 제사 때에 피우는 향을 넣는 작은 합
- 어향(御香) : 제사 때 임금이 내려 주는 향
- 향화(香火) : 제사를 일컫는 말. 향을 태우는 불
- 향상(香床) : 제사 지낼 때 향료(香料)나 향합을 올려놓은 상

 

<숯 행례>...숯을 건조해 화로에 넣기
3월 4일(목) 오후 시간을 이용해 숯을 꺼내어 건조하는 행례를 하였습니다.
숯은 정위와 배위사성 그리고 동·서 종향위 위차 1위 향상(→향탁)에 준비된 향로에 담아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분헌례에서 헌관이 삼상향을 올리는 순서에 향을 사르도록 화로에 숯불을 미리 넣어 둡니다.
그리고 일반인 분향 순서에 향을 사를 수 있도록 대형화로에 숯을 미리 넣어 두어 분향인들의 편익을 위하기도 합니다.
예찬(제물)의 소중함과 더불어 소홀하기 쉬운 의례에 사용하는 의물(儀物)에도 선대 유림께서는 예를 갖추어 정성을 다해 왔습니다. 하찮은 것 같지만 석전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반상(班常)의 서열로 꼭 수복(守僕)이 아니어도 현대사회의 질서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유림의 역할도 소중하리라 여겨집니다.
근자에는 화학적 가공 숯을 사용하기도 합니다만 온고지신의 정성으로 그 역할에 충실하여 전통을 전승, 계승, 보전하려 노력합니다.

 

가시연 열매
가시연 열매
죽순 손질
죽순 손질

< 공기 2572(단기4354, 신축)년 춘계석전 대비, 5성 위에 올리는 소홀하기 쉬운 예찬(제물)>
기장향교는 석전례에 제물로 사용하는 예찬을 전거(典據)에 기초하여 만든 제물로 그 예를 다 하고 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순저(筍菹) : 죽순(竹筍).
순저는 5성 위에 올리는 예찬으로 우팔두제삼행토해재전순저차지(右八豆第三行兎醢在前筍菹次之) 순서로 올리는 제물입니다.
봄에 정성을 다하여 채취한 죽순을 잘 염장하여 추기석전과 이듬해 춘기석전 예찬으로 올립니다. 여의치 않을 시에는 도라지를 대용품으로 올립니다.

●릉인(菱仁) : 마름 열매
릉인은 습지에 자라는 바늘꽃과의 한해살이 수초로 이 마름의 열매가 릉인(능인)이며 물밤이라고도 합니다. 한편 마름 열매는 황소의 머리를 닮았다 해서 지방에서는 "황소 잡으러 간다"라는 은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5성 위에 올리며 좌팔변제삼행릉인 (左八籩第三行菱仁) 자리에 올립니다.
구하기 쉽지 않은 릉인은 대용품으로 은행 열매를 사용합니다.

●검인(芡仁) : 가시연 열매를 말하며 가시연밥이라고도 합니다.
가시연 열매인 검인은 멸종되어 가는 식물로 창녕 우포 지역에서는 보호 받는 식물로 함부로 채취하지 못합니다. 특히 정해진 사람을 통해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오성 위에 올리며 좌팔변제삼행릉인재전검인차지(左八籩第三行菱仁在前芡仁次之) 순서로 올립니다. 구하기 쉽지 않은 검인은 호도를 대용품으로 사용합니다.

 

<분정기(分定記)와 망기(望記) 서역>
신축년 춘기석전의 제관 선정을 위해 원로, 장의 회의를 초선으로 대체해 선정된 제관들에 대한 천지(薦紙) 서역을 마치고 친전(親傳)을 시작했습니다.
전국 지방향교의 석전일정을 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예를 그르칠까 노심초사 염려들이 많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이에 적극 대비하고 있는 기장향교는 초선기에 이어 파정기를 작성했으며 헌관과 제집사자들에 대한 석전교육 등을 실시할 일정 등의 계획들이 마무리 되어 가고 있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코로나19의 역병시절로 석전의 존엄에 누가 될까 한편으로는 염려도 되지만 예로써 예를 다하는 석전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전교님과 유도회장님을 비롯한 장의 분들과 유림제위 분들의 아낌없는 격려에 힘입어 성실히 소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제관을 천하는 분정과 분정기를 이르는 말들을 보면 초임을 선정하는 분정을 초선, 초정, 망보 등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통칭 분정이라고 하며 분정기라고 합니다.
이는 석전당일 파정을 하여 파정기라 하고 작성을 하는데 일부 지방향교에서는 선정기, 망정, 파임 등으로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장향교의 춘기석전 제관에 대한 기(記) 작성에는 효원 박태만 선생께서 서역을 해주셨으며 성인수 총무수석장의를 비롯한 장의 분들께서 망첩제작 등에 수고를 하셨습니다.

 

<석전 예찬(禮饌) 중  잘 다루지 않는 제물관리(토해, 탐해, 진자)>

●토해(兎醢) : 석전제물의 한가지로 제상에 올리는 토끼 고기로 만든 젓.
우팔두제삼행토해(右八豆第三行兎醢) 위치에 올리는 제물.
토해는 토끼고기를 말린 뒤에 그것을 얇게 썰어 누룩 및 소금물을 섞어 좋은 술에 담가 항아리 속에 백일 동안 발효시켜 만듭니다. 근자에는 토끼고기를 저며 소금에 절여 만듭니다.
근자에는 돼지고기를 편으로 만들어 올리기도 합니다.

●탐해(醓醢) : 석전 제물의 한가지로 제상에 올리는 쇠고기로 만든 젓.
홀기를 살펴보면 기차지우팔두 제1행구저재전 탐해차지(其次支右八豆第一行韮菹在前醓醢次之)로 되어 있습니다.
쇠고기를 말린 뒤에 그것을 저며 누룩 및 소금물을 섞어 좋은 술에 담가 항아리 속에 백일 동안 둡니다. 근자에는 쇠고기 장조림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담치를 대용품으로 쓰기도 합니다.

●진자(榛子) : 개암나무 열매, 깨끗이 물에 씻어 사용합니다.
오성위에 올리며 진설은 좌팔변제이행건조재전율황 차지진자차지(左八籩第二行乾棗在前栗黃 次之榛子次之)에 진설 하는 제물입니다.
예전에는 손쉽게 구할 수 있었으며 시골에서는 고소하고 맛이 좋아 좋은 간식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양지바른 산 주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개암이었으나 지금은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자는 잣을 대용품으로 사용합니다.

 

녹포 건조 모습

<녹포(鹿脯)와 녹해(鹿醢)>
녹포는 좌팔변제삼행능인재전검인차지녹포차지(左八籩第三行菱仁在前芡仁次之鹿脯次之)순으로 진설합니다.
녹해는 우팔두제이행청저재전녹해차지(右八豆第二行菁菹在前鹿醢次之)순으로 진설합니다.
녹포와 녹해는 사슴고기로 만드는 포와 젓갈이나 지금은 여의치 않아 쇠고기로 대신하여 포와 젓갈로 만들어 올리는 제물입니다.
특히 포(육포)는 원로와 유림 원로 분 중 석전에 재생 또는 참례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직접 전달하며(親傳) 이는 분포록(分脯錄)을 작성해 보관하기도 합니다.

 

<석전 망기친전 및 제관교육>

●망기친전
향교의 행례 중 소임을 맡은 유림에게 그 직에 대한 표식으로 전달하는 것 중에 장의로 임명되었을 때 성균관에 임원 임명상신을 하여 성균관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며 이 때부터 비로소 유림대표자가 됩니다. 그리고 석전례에 제관으로 소임을 분정 받았을 때 천지(薦紙)를 받는데 이를 망기(望記)라 합니다.
기장향교는 공기 2572년 춘기석전 제관에 대한 망기를 친전하며 맡은 바 소임에 충실히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재계(齋戒)기간인 산재(散齋)와 치재(致齋)의 질서를 지켜 석전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 예에 그르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석전교육
석전에 앞서 헌관 및 제집사자에 대한 의례 교육으로 석전의 의미와 제관으로서의 자세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게 함으로써 제관의 지위 향상과 품위 유지를 교육하고 행례의 차례를 숙지하게 하여 공부자의 유업을 기리는데 있어 그 예를 다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석전의 소중함과 전통문화의 전승, 계승, 보전으로 지켜져야 할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게 하는 데에 교육의 목적이 있습니다.
이날 석전교육은 정정일 전교, 이방호 회장, 김두호 국장이 했으며 석전의 이론과 행례습의 등으로 구성했습니다.

 

<감생례(監牲禮)>
기장향교는 석전 전일 행하는 행사 중 향을 재숙하는 행례와 희생이 충실한가를 살피는 감생례를 합니다.
성균관에서는 석전 전일 향관청에 향을 재숙하지만 지방향교에서는 전일 명륜당 중앙에 상을 차려 향을 보관하며 이른 아침 감찰이나 봉향이 향탁에 올려진 향합에 향을 채웁니다.
기장향교에서는 석전일 새벽에 진설을 하므로 봉향이 향궤를 모셔 진설 제물을 실은 가마 앞에서 먼저 출발해 정위부터 배위사성과 동서종향위 향합에 향을 채웁니다.
기장향교 감생례는 석전 전일 준비된 희생(소, 돼지, 양 중에 선택)을 감생대(監牲臺)에 올려 충실한가를 살펴보는 의식을 한다. 축관이 희생을 살펴 헌관에게 돌(腯)하고 고하고 헌관은 그 충실함을 살펴 충(充)이라고 답합니다.
일부 향교에서는 성생(省牲)이라고도 합니다.
특히 희생은 백비(白碑)를 세워 백비를 기준하여 희생이 백비보다 노쇠하거나 또는 백비보다 어리거나 할 때는 희생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선대유림들은 희생에 까지도 질서를 지키며 예를 갖추는 지혜를 발휘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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