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극한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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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극한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19.02.15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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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항룡 기자/편집국장
김항룡 기자/편집국장

'닭을 잡을 것인가', '범인을 잡을 것인가'

연초 개봉, 관객 1400만명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가 있다. '극한직업'이다. 이 영화는 낮에는 치킨장사를, 밤에는 잠복근무를 하는 마약단속반 경찰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등 배우가 저마다의 캐릭터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계속 웃다가 끝났다', '이하늬의 코믹연기가 좋다' 등 호평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뻔한 내용이다', '이정도 흥행할 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등 혹평도 있다.

개봉 직후 아내의 제안으로 이 영화를 봤다. 제법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영화에 몰입을 했을 정도로 즐거움을 주었다.

웃고 또 웃고 하다보니 고민이나 시름으로 인해 무거웠던 몸과 마음이 잠시나마 편안해지기도 했다.

어쩌면 이것이 영화가 갖는 힘인 것 갖다.

그저 재밌게 영화를 보다가 영화 속 한 대사가 머리를 쳤다.

"소상공인, 우린 다 목숨걸고 해."

극한직업을 보기 전 극한직업을 다른 TV 교양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다. 조선소 용접작업과 산업 잠수부, 대교 건설현장, 멸치잡이 등 다양한 직업현장이 '극한직업'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다. 지금도 방영이 된다.

극한직업처럼 우리 주변엔 힘든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장사가 잘 안돼서,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서, 임대료와 임금, 물건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취업하기 힘들어서 등 힘든 이유도 다양하다.

모두가 극한직업을 가진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내일은 나아질거야", "경기가 풀리겠지", "꾹꾹 참다보면 좋은 일이 생길거야"와 같은 희망을 품으면서 말이다.

극한직업을 품고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은 버티는 힘이다. 그런데 그런 희망을 무참이 짓밟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현재도 그런 악행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 악행을 견제할 장치는 엷기만 하다.

자기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법의 심판을 받는 사람들,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안위를 위해 법과 원칙대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 니편 내편 편가르기로 여러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정치인 등은 극한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망을 좌절로 바꾸고 있다.

특히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보다 당장의 이익이나 목적 달성을 위해 '눈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사라져야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지역에서 언론을 한다는 것' 역시 극한직업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론의 장으로 권력을 비판감시하고 양질의 정보를 주는 일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다. 스스로 한계에 부딪치면 답답할 때가 종종 있다.

그래도 희망을 갖는 것은 '지역이슈', '이웃의 삶'에 관심갖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주변 삶에 관심갖고 문제를 공유하고 당장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사람들이 있기에 하루하루 극한상황을 넘길 수 있는 것 같다.

"소상공인, 우린 다 목숨 걸고 해!"라는 영화 속 대사는 지금 이 시대 '극하지 않은 삶은 없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 같다.

극한시대 극한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은 서로에 대한 격려가 필요하다. 리더들은 욕심을 버리고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힘과 능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오해나 편견이 있더라도 당당하게 해쳐나가야 한다. 설득이 필요하다면 설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각각의 역할도 중요하다. 나에게 호혜를 배푸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이것이 특혜인지 의심해야 한다. 이런 처신 하나하나가 지역을 바꿀 수 있고 희망을 만들 수 있다. 

바쁘지만 해야할 일이 많지만 주변을 조금 돌아보자. 우리는 정말 미래를 위해 잘 가고 있는가? 관심과 참여, 그리고 고민은 나은 미래를 만드는 원천이라는 믿음을 가져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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