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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7~8월 3건의 범죄 시도...현금 인출 및 전달 직전 피해자 설득해 피해 막아 은행 추산 1억 7000여 만 원 규모...황철환 기장경찰서장 지점에 감사장 전달 보이스피싱에 대한 사전 교육과 1000만 원 이상 인출시 지점장 보고가 피해예방 '한몫'
두 달세 3건...보이스피싱 막은 '동부산농협 정관지점 직원들'
2022. 08. 29 by 박가희 기자
황철환 기장경찰서장이 두달사이 3건의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은 송기상 동부산농협 정관지점장에게 8월 24일 오후 감사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은 좌부터 동부산농협 주부대학 총동창회장과 유창용 정관지구대장, 송기상 지점장, 황철환 기장경찰서장, 김종천 정관읍장의 모습.  /박가희 기자.

<기장일보/김항룡·박가희 기자>=정관의 한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피해범죄가 3차례 발생할 뻔 했지만, 경찰과 은행지점 직원들의 협업으로 범죄피해를 막아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검찰청 등 기관을 사칭하거나 기존대출을 저리대출로 바꿔주겠다고 피해자들을 현혹했는데, 피해자 가운데 이름을 대면 알만한 지역인사 등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범죄를 직감한 은행지점직원들의 만류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범들의 요구대로 돈을 인출해 전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직원들의 설득과 만류로 '범죄의 사슬'에서 겨우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은행지점 측 산정 1억 7000여만 원의 피해를 막은 송기상 동부산농협 정관지점장에게 황철환 기장경찰서장은 감사장을 수여했으며, 감사장을 수여받은 송기상 지점장은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8월 24일 오후 2시 동부산농협 정관지점에서는 보이스피싱을 막은 은행지점에 대한 감사장 수여식이 열렸다. 수여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렸지만 자칫 큰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기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경찰에 따르면 동부산농협 정관지점 직원들은 지난 두달 사이, 모두 3건의 보이스피싱을 예방했다. 기관을 사칭하거나 서민저금리대출로 전환해준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는데, 그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이 은행지점에서 보이스피싱은 지난 두달 사이 3건이 발생했다. 먼저 7월 4일에는 '서민저금리대출전환'를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시도가 있었다.  이날 은행을 찾은 한 고객은 '기존 대출금을 정부에서 서민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서민저금리대출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 대출금을 갚고 인출을 시도한 것인데,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송기상 지점장은 고객과의 면담 끝에 보이스피싱책에게 넘길뻔한 4000만 원의 전달을 막았다.  송기상 지점장은 "고객이 보이스피싱책의 이야기를 듣고 기존 대출을 현금으로 갚아야한다며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직후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7월 15일에는 정부지원대출을 빌미로 한 보이스피싱이 시도됐다. 역시 지점을 찾은 한 고객은 한통의 문자를 받는다. '민생경제회복지원 대책 융자지원자금대출' 문자였는데, 보이스피싱범들은 전화 후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또 기존 농협 대출금 상환을 위해 30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전달하도록 유인했는데, 은행지점 직원들과 경찰의 만류로 피해 발생 직전 범죄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여기에는 출동한 경찰의 '노련한 대응'이 돋보였다. 당시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피해고객들은 은행지점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다 출동한 경찰의 설명을 듣고 인출 및 송금을 포기했다. 은행 관계자는 "지점 직원들의 우려에도 생각을 돌리지 않았지만 출동한 경찰이 온 뒤 설명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 경찰의 대응이 신속하고 노련했다"고 말했다. 

8월 12일 발생한 '기관사칭' 보이스피싱 범죄 역시 은행직원들의 '방어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날 지점을 찾은 고객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본인 정보가 유출되어 명의가 도용된 계좌가 만들어졌고 해당계좌로 불법자금이 들어왔다. 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다. 금융권의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어 비공개로 수사 중이다. 계좌에 입금된 금액을 전부 현금으로 찾아 수사관에게 전달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고객은  보이스피싱범의 요구에 따라 본인명의로 K뱅크에서 대출된 1억 원 중 95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전달하려다 은행직원의 권유로 전달을 포기했으며 경찰에 신고했다.

불과 두달 사이 3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해 은행추산 약 1억 70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은행직원과 경찰의 협업으로 범죄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계심과 교육'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동부산농협 정관지점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시도가 계속되자 지점 직원들에게 '지침'을 내린다. 바로 1000만 원 이상 인출시 지점장에게 보고하도록 한 것. 지점 직원들은 실제 이 같은 지침을 따랐고, 범죄의 사슬에서 고객들을 구해냈다.  

동부산농협 정관지점을 직접 찾아 감사장을 전달한 황철환 기장경찰서장은 "보이스피싱 방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수사하는 데 오래 걸리고 원금 찾기도 쉽지 않다. 보이스피싱 한건 예방하면 경찰력 낭비를 크게 줄여준다. 두달 사이 3건의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아낸 것은 큰 성과다. 지점 직원들에게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기상 동부산농협 정관지점장은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 보이스피싱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이스피싱이란 '전화통화 금융사기범죄'를 의미한다. 미리 빼낸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교묘히 속이기 때문에 그 피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해동안 일어난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총 7844건이었으며 그 피해액은 2144억 원에 달했다. 8월 현재 기준 기장군에서도 적지않은 보이스피싱 범죄들이 발생했다. 기장경찰서는 이중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는데 기여한 은행지점 등 6곳에 감사장을 수여했다. 

그래픽: 박가희 기자
최근 두달사이 동부산농협 정관지점 직원들이 막아낸 보이스피싱 사례. 그래픽: 박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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