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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릇파릇 새 옷 갈아입은 나무들과 호숫가 반짝이는 윤슬...봄을 노래하는 그곳에 가다...
[김연옥의 거리탐방] 봄기운 가득 보문호 둘레길서 꽉 찬 하루 보내기
2022. 04. 26 by 김연옥 기자

봄의 햇살이 눈부시다.
하루가 다르게 나뭇잎은 짙어가고 우리의 옷차림도 점점 가벼워지는 요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하루 만에 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경주를 향한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나무 그늘 속을 걸을 수 있는 그곳, 보문호를 그려본다.

50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호수인 보문호는 보문호 순환탐방로라 불리는 약 8km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오래된 벚나무의 그늘과 곳곳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 확 트인 호수를 눈앞에서 볼 수 있음이 제일 큰 매력이다.
평탄한 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든지 함께 할 수 있음은 덤이라 하겠다.

오늘은 신라 문무왕의 별궁이었던 동궁원에서 시작한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동궁원에서 하차하고, 주차장을 이용해도 된다.
동궁원의 아름다운 정원에는 식물원과 버드파크로 나뉜다.
그곳을 지나 물너울공원에 들어서면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 아래 알 모양의 조명이 눈에 띈다.
밤이면 별 모양, 하트 모양과 함께 멋진 경관조명을 비춰준다는데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본다.
오늘은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물너울교를 지난다.

2013년에 준공한 물너울교, 출처/경주문화관광
2013년에 준공한 물너울교. 출처:경주문화관광

보문호의 물을 가두는 제방 위에 부드러운 곡선의 미를 보여주는 다리에 오르니 양쪽에서 부는 바람이 서로 교차하며 시원함을 선사한다.
벚꽃은 어느새 지고 잎이 나기 시작하더니 벌써 열매인 버찌가 매달리고, 풍성한 나뭇가지는 그늘이 되어 방문객을 도와준다.
곳곳에 놓인 벤치에서 쉬어가다 만난 물내향쉼터

정겨운 오두막에서 호수를 바라보면 마치 내가 배를 타고 있는 듯 잔물결에 착각을 일으킨다.
길가의 바위틈에는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갑자기 멀리서 들려오는 고함소리

경주월드’ 놀이기구를 타며 질러대는 함성이다.
보기만 해도 무서운 놀이기구들, 누가 만들고 누가 탈까?
드디어 너무나 튼튼한 돌들로 만들어진 징검다리를 만났다.

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진 가뭄으로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낸 잘생긴 돌들을 감상하며 폴짝폴짝 뛰어 어느덧 힐튼호텔 근처에 다다랐다.
호수 위에 멋진 교량 호반1는 마치 한복을 입은 아가씨의 치마폭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호반1교, 출처/경주문화관광
호반1교. 출처:경주문화관광

이 근처의 호수도 역시 거의 바닥을 드러낸 채 가뭄에 허덕이는 듯, 빨리 다리 아래로 물이 찰랑거렸으면 좋겠다.
이제는 낯익은 보문호반광장이다.
보문호의 중심으로 오리배 선착장이 있어 가장 사람들로 붐비는 곳.
늦게까지 피는 왕벚꽃에 사람들이 모여 사진찍기에 바쁘다.

호수와 함께 조성된 벚나무의 산책로를 걸으며 조각품들도 감상하고 벤치에 앉아 목도 축이며 흐르는 시간을 가만히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코로나로 멈추었던 보문수상공연장도 깨끗이 단장하고 기지개를 펴는 듯하다.

거의 다 왔을 즈음 만나는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보문 콜로세움그리고 카페와 음식점 등으로 보문호의 한 바퀴 돌기는 마무리된다.
걷기만 한다면 약 2시간이 소요되지만 각자의 여건에 따라 시간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호수를 걷다 보면 만나는 카페, 레스토랑, 박물관, 놀이시설 등으로 하루가 부족할 수도 있겠다.
5월 가족들과 함께 오붓하게 꽉 찬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경주에서의 보문호 둘레길을 강력 추천한다.
10월까지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2022 보문호반 힐링걷기 챌린지'에 참여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호숫가의 카페

·페이지9-카페 겸 이탈리안 레스토랑, 넓은 야외 테이블존으로 가족들이 함께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옐로우(LLOW)-물향내쉼터 근처 큰 규모의 한옥카페, 유리 난간과 계단이 많아 노키즈존이다.
·아덴(Aden)-보문관광단지 오리선착장 옆, 한옥 카페로 다양한 베이커리가 유명하다. 포토존과 야외 테라스, 루프탑 등으로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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