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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김항룡 기장일보·정관타임스 편집국장의 제주여행기
[Travel] 쉬멍과 놀멍...잃어버린 나를 찾는 9일 여정
2021. 08. 03 by 김항룡 기자
제주의 바다...협재해수욕장 모습. /김항룡 기자
허기를 달래준 섬소나이 크림해물짬뽕. /김항룡 기자

여행의 묘미는 나를 찾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선 나를 잃어버리기 쉽다. 어쩌다보니 해야 하는 거니까 해내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를 다그치고 남과 비교하며 쳇바퀴 돌 듯 보내는 하루를 뒤로하고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제주의 풍광을 맞이하고 놀멍과 쉬멍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해서였다. 
“반갑수다예~!”
제주가 나를 반긴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다음은 구석구석 제주여행에 대한 작은 기록이다.

여행에 앞서...
지도와 함께 제주여행을 위해 선택한 것은 ‘전기차’였다. 이번 여행에선 제주의 많은 모습을 마음에 담고 싶었다. 구석구석 제주의 삶을 느껴보고도 싶었다. 전기차는 친환경적인데다 유류비 걱정을 덜어주니 꽤 만족스러웠다. 특히 더운 여름 관광지에서 대기하는 시간에 엔진소리가 거의 없는 전기차 안은 그 자체가 ‘작은 쉼터’였다. 9일을 복층 펜션에서 편히 쉬고, 전기차 안에서 더위를 피하며 나름 쾌적한 제주여행을 할 수 있었다. 물론 하루 40분 가량의 충전은 조금 불편하기도 했지만 나름 새로운 경험이었다. 

첫날 맛볼 수 있었던 고기국수. /김항룡 기자
빛의 벙커를 즐기는 관람객 모습. /김항룡 기자
선녀탕 모습. /김항룡 기자
쇠소깍 레프팅 모습. /김항룡 기자

새벽을 여는 섬 우도
성산일출봉 인근에서 우도로 가는 도항선을 탔다. 일반적으로는 차를 두고 입도해야 하지만 어린이와 어르신 등 노약자가 탑승한 차량은 예외다. 차를 가지고 입도할 경우, 전기오토바이나, 바이크 등을 별도로 빌리지 않아도 되기에 편리하다. 특히 더운 여름 이들 이동수단들은 냉방이 안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7월 중순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도를 찾고 있었다. 도항선에서 소가 누워있는 모습의 우도를 보고, 하고수동해수욕장과 비양도, 동안경굴, 전포망도, 서빈백사로 이어지는 해안길을 달려본다. 
날씨가 좋지 않아 쪽빛바다 빛깔을 만끽할 수 없었지만 환상적인 드라이빙 코스로 기억되는 곳이다. 
우도에서 만난 책방과 예능프로그램 속 펜션의 모습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크림해물짬봉과 땅콩아이스크림
일상은 물론 여행에서도 먹는 재미는 크다. 잠시지만 도항선을 타고, 낯선 섬에서 여행을 하다 보니 배가 출출했다. 하고수동해수욕장 인근 꽤 알려진 맛집인 ‘섬소나이’에서 크림해물짬봉을 주문했다. 크림맛 짬뽕국물에 새우 3마리, 전복 2마리 그리고 홍합이 만나 이국적인 맛을 선물했다. 가격은 1만 3000원. 
이곳저곳 둘러보느라 이곳에서 왜 땅콩아이스크림이 유명한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다만 신비의 섬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땅콩아이스크림은 잠시지만 시원함을 선물했다. 가격은 6000원 내외. 

제주의 바다 협재·금능해수욕장
제주를 대표하는 해수욕장은 어디일까? 여행기간, 함덕해수욕장과 표선해수욕장, 김녕해수욕장 등 크고 작은 해수욕장을 찾을 수 있었다. 김녕해수욕장은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바다가 가깝고 파도가 적당해 해수욕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다만 이국적인 풍경으로 입을 쫙 벌어지게 한 것은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이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푸른 하늘, 제주의 섬이 만나 왜 제주가 이국적인지를 대변하는 듯했다. 

우도에서 만난 책방 내부 모습. /김항룡 기자
예능프로그램으로 화제가 된 펜션 모습. /김항룡 기자
우도로 가는 도항선 모습. /김항룡 기자
시원함을 준 우도 아이스크림. 


동굴 속 예술...빛의 벙커 
빛의 벙커 일정을 짰을 때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들의 반응은 그냥 그랬다. 모네, 르누아르, 샤갈보다는 유튜브와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그리 반가운 체험터는 아니었을 것. 그런데 빛의 벙커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아름다운 작품이 미디어 아트로 펼쳐지고 음악이 더해지면 감동은 배가 된다. 그들도 느꼈을 것이다. ‘모네, 르누아르...샤걀 지중해로의 여행’은 내년 2월 말까지 계속된다.

선녀탕과 오설록, 산방산과 쇠소깍
제주의 모든 것을 어떻게 다 보여줄 수 있을까? 잠시지만 둘러봤던 제주의 여행지들이다. 100개가 넘는 계단을 지나 만날 수 있었던 선녀탕과 녹차향기 가득한 오설록, 제주올레길과 맞닿아 있는 산방산, 섬 제주 안에서 레프팅이 가능한 쇠소깍이다. 여행기에 지친 독자들을 위해 몇 장의 사진으로 느낌을 대신한다. 

이른 아침 제주에서 뭐할까?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이른 새벽 눈을 떴다면 제주의 대표적인 명소 성산일출봉을 오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 성산일출봉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제법 무더울 때 제주를 찾곤 했는데 대표적인 관광지를 가보지 않을 수 없기에 한낮 친구들과 성산일출봉을 오르곤 했다. 더운 날씨에 유네스코 유산의 감동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아침은 달랐다. 습했지만 나름 시원했다. 또 관람료를 내야 하는 입장시간 외에 성산일출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기에 많은 관광객이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화산활동의 결과로 이뤄진 성산일출봉과 아침햇살이 어우러진 풍경이다. 경이로운 풍경과 녹음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김항룡 기자
성산일출봉 모습. 아침풍경이 신비롭다. /김항룡 기자

여행을 마치며...
쉬멍 그리고 놀멍을 통해 제주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으려는 노력은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구름 밑으로 펼쳐진 세상을 내려다보며 새로운 다짐도 했다. 워커홀릭에서 벗어나 제주의 매력에 푹 빠져봤던 9일이었다. 

 

골목식당으로 유명해진 연돈 돈까스. /김항룡 기자
우럭조림. /김항룡 기자
갈치김밥. /김항룡 기자
제주내륙의 밤 풍경. 제주 구석구석을 많이 달렸다. /김항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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