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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조용우(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전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
[특별기고] 부산시와 낙동강환경청은 기장군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셈인가 
2021. 06. 17 by 정관타임스Live
조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
조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

지금까지 기장군은 40년 넘게 원자력발전소를 안고 살아왔다. 그간 기장군과 기장군민은 국가전력 수급을 위해 40년 이상 고리원전과 함께 중저준위 및 고준위 폐기물까지 안고 희생을 감내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기장군 장안읍에 산업폐기물 처리장을 추진하고, 반경 1km내에 수십개의 아파트와 상업시설 그리고 초·중·고등학교가 있는 정관신도시에 의료폐기물소각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원전을 안고 살아온 기장군과 기장군민에게 선물 보따리는 풀지 못할 망정 군비까지 투입하여 목마르게 기대하고 기다려온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중입자가속기 도입과 동남권의과학산업단지 조성은 하세월이고 주민 생존권 위협하는 산업폐기물,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또 건설하겠다는 말인가.

주민 8만이 사는 정관신도시의 경우, 인근 NC메디 의료폐기물 소각장에서 나오는 악취와 유해물질 때문에 수 년째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소각장의 이전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가뜩이나 피해를 입고 있는 터에 이전은 커녕 소각 용량을 5배나 늘리겠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도심 밖으로 이전을 요구해온 지역주민들의 염원과 민원을 정면에서 짓밟고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처사에 다름 아니다.

본래 이런 의료폐기물 소각장은 도서나 산간벽지 등 인적 드문 곳에 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인구 8만의 도심 속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생긴 것 자체가 의문이다. 주거지와 소각시설이 인접시 저감장치 설치여부를 떠나 피해가 불가피함에도 왜 이 시설이 당시 들어올 수 있었는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한 이유다. 

2005년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허가한 낙동강환경청은 만일  2005년 소각시설 허가 당시 신도시 조성과 소각장 허가가 거의 동시에 진행되는 부분에서 상호 미칠영향에 대한 문제제기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허가에 문제가 없다고 버티지만 말고 정확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사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수차례 있었다. 현재 NC메디는 2017년 1차례, 2018년 2차례 총 3번의 행정처분(개선권고)으로 인해 악취배출시설 지정고시 처분을 받은 상태다. 보완이 아니라 즉각 이전이 필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이전은 커녕 오히려 규모를 키워 소각장 증설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히 기장군 지역주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이다. 만일 부산의 주요 주거도심인 해운대구나 금정구 같은 곳이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부산의 변방이라 취급되는 기장군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장군의 군민들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조건부 허가라는 불법적인 행정처분을 강행할 시 기장군은 17만 6천 기장군민들과 함께 감사원 감사 청구,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청구를 비롯한 행정소송과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관계자들에게 반드시 물을 것" 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정부가 원전 안고 살아온 기장군민에 선물보따리를 풀지 못할망정
주민 생존권 위협하는 폐기물 시설 건설은 비상식적
정관 주민들 의료폐기물 소각장 악취로 수년째 고통
당시 허가과정에 대한 명확한 규명 필요
청정기장 사랑하는 부산시민, 상식적 국민이라면 결사반대 당연... 

장안읍 명례리에 추진되는 산업폐기물 처리장 또한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의료폐기물 소각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터에 6만 평 규모의 산폐장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서가 나오자 지역민의 분노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더군다나 6만여평의 폐기물 매립장 사업계획이 공공개발이 아닌 민간개발로 추진되어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지역 일원은 산림지대 계곡 및 습지가 조성된 지역특성상 고리도룡뇽과 같은 양서·파충류의 집단서식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실제 이 지역은 멸종위기 생물종인 고리도룡뇽이 서식하는 곳이라는 게 밝혀지고 있다. 기장군에 따르면 몇 해 전 부산연구원에서 실시한 제2차 자연환경조사 보고서에 사업예정지가 포함된 해안산지 권역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고리도룡뇽’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마을 주민들도 실제 이 지역에서 ‘고리도룡뇽’을 촬영한 사진을 제시하며 이곳이 고리도룡농 서식지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해당사업지 인근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천년고찰인 장안사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반딧불이 서식지도 있으며 맑고 푸른 자연을 활용한 치유의 숲도 조성되고 있다. 이렇듯 멸종위기종인 고리도룡뇽과 반딧불이가 살고 또 서식지 복원을 위해 주민들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전녹지로 지정된 토지의 용도까지 바꿔가며 6만 평 규모의 산폐장을 짓겠다는 계획이 밝혀지자 지역주민들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세계 최다의 원전을 안고 살면서 방사능 폐기물이 임시 저장되고, 의료폐기물 소각장 증설이 추진되고, 6만평 규모의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까지 시도되자 기장군민의 민심은 그야말로 민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의료폐기물 소각장 증설과 산업폐기물 매립장 추진에 '내고장 기장을 쓰레기장으로 만들거냐'며 절규하고 있는 것이다. 기장군수는 하루도 멀다하고 부산시청으로 낙동강환경청으로 뛰어다니며 항의도 하고 일인 시위도 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단체들과 군민들 역시 총력 투쟁으로 폐기물장 반대에 앞장서고 있다.

산업폐기물이든 의료폐기물이든 부산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면 부산 전역과 시민을 대상으로 공론화의 틀을 만들어 합리적으로 결정해야지 외곽에 위치한 기장군에만 모든 짐을 지우는 것은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중앙 행정의 폭거에 다름 아니다. 기장군 주민들은 청정 자연환경 훼손은 물론 거주환경의 악화와 주민 건강권 침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 양산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로 동남권 메가시티의 연결고리가 될 기장군, 천혜의 자연경관과 동부산 관광단지로 부산 관광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는 기장군이 정관읍 의료폐기물 소각장 증설과 장안읍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때문에 부산시의 쓰레기장이 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기장군에 살고 있는 17만 6천 기장군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청정 기장을 사랑하는 부산시민, 상식적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정관과 장안에 추진하는 의폐기물 소각장 증설과 산폐장 건립을 결사 반대한다. 천혜의 자연과 빛과 물 그리고 꿈의 도시 청정 기장을 쓰레기장으로 만들려는 그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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