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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미 기장군육아종합지원센터장
[고은미의 교육칼럼] 멈춰버린 일상 속에서
2021. 01. 19 by 정관타임스Live
고은미 센터장.
고은미 센터장.

혹시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 대해 들어보았나요?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는 먹이를 주는 조교가 가까이 가면 특별한 반응을 하는 실험실의 개를 보면서 이 실험을 시작했다고 한다. 먹이를 줄 때마다 종소리를 들려주었더니, 어느날 먹이를 주지 않고 종소리만 들려주어도 개가 침을 흘린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처럼 종소리와 먹이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음에도 학습에 의해 침을 흘리는 것을 조건반응이라고 한다. 
 
우리 생활 속에서 조건과 반응 얘기를 해보자. 하고 싶은 일이든, 하기 싫은 일이든 살다보면 아주 다양한 문제 즉, 나를 둘러싼 조건들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조건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건대로 여과없이 반응이 나오는 건 인간다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에게 불편하고 힘든 조건이 주어졌다고 해서 연약한 사람에게 바로 폭력이 나오고 돌이킬 수 없는 상해를 입게 한다면 그야말로 실험실의 개와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다. 조건과 반응 사이에 있는 빈칸을 무엇으로 채워서 반응이라는 결과치를 어떻게 만드느냐는 많은 부분 개개인의 인성에 달렸다고 해도 될 것이다. 
 
인성이란 사람의 됨됨이를 말한다. 영유아기는 관계와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등이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이다. 인성은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개인의 특성으로 자리잡게 된다. 예비 보육교사들에게 물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고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고 했더니, 가족들이 여행간 일, 생일 때 맛있는거 먹었던 일, 아빠랑 놀았던 일 등 이런 기억을 떠올리며 흐믓해 하는 걸 보았다. 사람의 행복은 크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경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던 순간이다.

일상 속 경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공자님, 예수님, 소크라테스 같은 인류에게 길을 알려주는 성현들을 생각해보았다. 요즘말로 하자면 테스형은 어떻게 했을까 하고 말이다. 스승과 제자의 삶은 공동체를 형성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시절 교통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가까이에 스승이 계셨던 것도 아니었기에 숙식을 함께 하면서 학습공동체를 이룬 것이다. 그렇다면 제자들은 학교에서 공부만 열심히 했을까? 스승의 강의만 잘 들었을까? 아니다. 스승과 함께 먹고 마시고 놀면서 그 속에서 편안한 대화 나누면서 배웠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평범한 일상을 같이 하면서 말이다. 

‘코로나 19’는 어느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집 안에서 많이 부대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주었다. 요즘같은 때는 거의 집 안에서 긴 시간 아이들을 돌보고 양육해야 하는 엄마들의 어려움 지수는 꽤나 높을 것이다. 그래서 기장군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는 작으나마 평범한 일상 속 양육을 돕기 위하여 다양한 놀이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그 속에서 소통하면서 부모들이 힐링하고 양육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기장군의 영유아와 부모라면 누구나 회원가입 후 이용 가능하니 잘 활용해보기 바란다.

하여 코로나로 우리의 일상은 멈춤이 아니라 오히려 일상을 디테일하게 바라보는 시간을 허락했다고 생각해보자. 새해에는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난 점을 백분 활용하여 일상 생활을 잘 디자인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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