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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름 숲 힐링...철마 아홉산숲 탐방기
2020. 08. 13 by 김연옥 시민기자

 

남평 문씨 문중이 400년에 걸쳐 가꾼 숲
2016년 개방 후...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입장료 아깝지 않은 숲 힐링에 더위 사라져

 
갑작스럽 폭염으로 전국이 뜨겁게 들썩이는 요즘, 마스크까지 쓰려니 너무 힘이 든다. 어디 시원한 숲에서 힐링할 만한 곳이 없을까? 
대나무 숲속을 걸으며 마음을 내려놓고 다리 아프면 의자에 앉아 깊은 숨을 내쉬며 눈을 정화시킬 수 있는 곳, 철마 아홉산으로 가보자. 
이곳은 남평 문씨 문중이 약 400년에 걸쳐 가꾼 숲으로 지난 2016년에야 개방됐다.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는데 최근에는 드라마 ‘더 킹’의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입구에 들어선다. 입장료가 좀 과하지 않나 생각도 들지만 눈 앞에 들어온 예쁜 꽃들과 귀여운 토끼가 맞아주니 마음이 금방 밝아진다. 
쭉쭉 뻗은 대나무의 양쪽 행렬 사이로 천천히 걸어간다. 곧 수령 400년이 지난 금강소나무 숲 군락지를 만난다. 오랜 세월을 지탱해 온 거목의 웅장함 앞에서 인간의 왜소함을 느끼게 된다. 
더 걸으니 맹종죽 숲을 만난다. 맹종죽은 약 100년 전에 중국에서 처음 들여왔으며 오랜 세월 마을의 굿터 역할을 했다. 촬영지로 각광받는 곳이기도 하다. 
쭉쭉 시원하게 뻗은 대나무를 보며 긴 의자에 잠시 쉼을 청한다. 
아홉산숲에서 제일 시원하다는 ‘바람의 길’을 걷는다. 청솔모가 무언가 열심히 먹으며 주인 행세를 한다. 인간과 동물이 잠시나마 한데 어울릴 수 있는 기쁨이 있는 곳이다.
편백숲을 지나고 대나무 숲을 다시 만난다. 계속 이어지는 숲길에 뜨거운 햇살도 범접할 수 없는 안전지대 같다.
잠시 대나무 의자에 앉아 또 쉼을 청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남의 비밀 누설하기 보다는 행복한 맘으로 가곡을 몇 곡 신나게 불러본다.
한 바퀴 돌아 입구에 와서 반대편으로 가니 ‘관미헌’ 이란 종택이 자리잡고 있다. ‘고사리조차 귀하게 본다’는 뜻으로 나무로만 지은 한옥이다.
마당에는 약 100년 된 은행나무와 배롱나무가 위엄한 자태로 나를 내려다본다. 거북이 등껍질 같은 ‘구갑죽’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 시간이면 산책할 수 있는 길을 쉬엄쉬엄 자연을 제대로 느끼며 걷다보니 세 시간이 훌쩍 넘어 버렸다. 눈이 정화되고 심신이 깨끗이 풍욕을 한 듯 기분이 상쾌하다.
입장료가 절대 아깝지 않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 더운 여름 아홉산숲에서 힐링을 경험해본다.


<아홉산숲 정보>
입장료:5000원
개방시간: 오전9~ 오후6시
휴무:매주 월요일 
위치: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미동길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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