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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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고해
  • 김항룡 기자
  • 승인 2017.10.0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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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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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항룡 정관타임스 편집국장
김항룡 편집국장

2년 전이다. 지역 언론인으로 제2의 언론인생을 살기로 마음먹고 기장에 둥지를 텄다. 지방일간지와 지역신문에서 20년 가까이 일해 온 경험이 기장 지역발전과 주민들의 알권리 확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시선은 그리 곱지 못했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언론’ 특히 ‘지역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는 듯 했고 이분 저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부분이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지 파악할 수 있었다.

반갑게 맞아주지 않아도 취재에 적극 협조해주지 않아도 그런 마음이 대부분 이해가 됐고 ‘더 노력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2년이 지난 지금 이 자리에 있다.

당진시대, 충청투데이, 부산일보 자회사인 김해뉴스 등에서 근무해 온 자부심도 있었고 두 아들이 이곳 기장에서 살고 있기에 저널리즘다운 저널리즘을 해야겠다고 매일 다짐했다.

더 이상 민폐 끼치는 지역 언론이 아닌 신뢰받는 언론이 되고 싶었다. ‘독자중심 지역밀착 심층언론’이라는 욕심과 꿈도 꾸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정관타임스는 절반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취재현장에서는 더 이상 ‘저 사람(기자)이 여기 왜 왔지’ 의심하지 않으며, 간혹 이지만 취재요청을 받을 때는 너무 보람을 느낀다.

지역사회에 정관타임스가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에 ‘이 일을 하길 잘 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지역주민이 바라는 좋은 지역 언론은 정관타임스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많은 언론들이 그렇듯 정관타임스 역시 수익창출이나 인재육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인 것은 독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정관타임스가 부족해도 응원하고 가계살림도 빡빡할 텐데 흔쾌히 구독료를 낸다.

그분들을 위해 정관타임스는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지만 부족한 게 많다. 군민들이 혈세가 적절히 잘 사용되는 지, 읍면 균형발전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다른 생각을 하는지 등 정관타임스가 앞으로 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

수많은 과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다보면 지역사회의 공기로 그리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기사 내려주세요라는 압력보다
 기사의 이 부분이 문제입니다는 충고가
 지역신문 발전에 큰 도움
 기사의 공정성 여부는 독자들이 판단
 섯부른 재단은 진실규명 어렵게 할 것"

물론 걸림돌이 적지 않다. 지역 언론은 ‘권력’이 아니고 ‘소통을 위한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주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여야 한다. ‘내가 언론인데’라는 식의 구태의연한 생각은 독자를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독자가 있기에 지역 언론이 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한 기사 때문에 몇 통의 전화를 받았다. '고해'를 결심하게 된 사건이기도 하다. 그분들의 부탁은 다름아닌 ‘어떤 기사를 좀 내려달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를 여쭤보니 ‘입장이 좀 그래서’, ‘편파적인 기사여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심지어 어느 기관의 홍보과장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었다. 다른 언론보다 기사가 늦었다며 쪽팔리지 않냐는 핀잔도 들었다. 기사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 등 좀 더 구체적인 것을 여쭤보자 ‘하여튼 그렇다’는 말이 돌아온다.

정관타임스는 기장지역 주민을 위한 ‘지역 언론’이다. 기자들도 실수를 하고 때로는 오보를 하기도 한다. 그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상대의 입장을 듣는 등 무던한 노력을 할 뿐이다.

핵심은 기사의 오류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사를 내려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참으로 난감하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엔 선출직 등 힘 있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서스럼없이 하면 언론인식이 아쉽고 신문사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의연하다. 명백한 오류가 입증되지 않으면 기사를 내릴 수 없다. 왜냐하면 ‘내 마음에 안 드니까’, ‘입장이 그래서’, ‘그냥 편파적인 것 같아서’라는 등의 이유로 독자들에게 가야할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 폐해는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 과연 그런 지역 언론이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문제는 지역 언론의 뿌리가 아직은 약하다는 점이다. 독자들의 믿음과 신뢰 응원을 받지 못한다면 사실상 해당 지역 언론의 미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사를 내려달라’는 부탁보다 ‘이런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말해준다면 어떨까? 지역 언론에 대한 성숙한 인식을 기장사회에 기대해보는 게 과연 물의일까?

추석명절을 앞둔 이 같은 고해가 ‘지역 언론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높이고 나아가 언론을 대하는 시각을 한층 더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길 꿈꿔본다. 다시금 독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또 하나 기사에 대한 토론의 기회는 늘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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