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미량이라 안전"vs"피폭량 줄이는게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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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수소..."미량이라 안전"vs"피폭량 줄이는게 산책"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16.02.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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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담수화 안전성 논란 공개토론회 핵심의제 분석
"토론장에서의 민민갈등"...1일 차성아트홀에서 열린 해수담수화 수돗물 안전성 공개토론회에서 찬반 양측 주민이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대립하고 있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논란이 야기한 이 같은 민민갈등 문제의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할까? photo=김항룡 기자

<정관타임스Live/김항룡 기자>=기장해수담수수돗물 안전성 공개토론회가 1일 오후 2시 기장군청 차성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매우 중대한 시기에 마련됐다. 부산시와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12월 해수담수 공급계획을 밝혔다. 이에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 등 반대 측 주민들은 삼중수소 등 해수담수 수돗물의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통수를 격렬히 반대해 왔다.

기장군은 "주민동의 없는 해수담수 공급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주민투표에 적극 나서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주민투표법 등을 근거 '관여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대 측 주민 등을 중심으로 '주민동의'를 위한 사실상 민간 주도의 주민투표활동에 돌입하면서 통수 대상지역인 기장·일광·장안 주민들은 경우에 따라 해수담수 관련 찬반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열린 토론회여서 중대한 시기라는 얘기가 가능 한 것.

1일 오후 2시 차성아트홀에서 열린 기장해수담수 안전성 공개토론회 패널 모습. photo=김항룡 기자
찬반양측 주민들이 공개토론회를 지켜보고 있다. photo=김항룡 기자

이날 토론회 논란의 핵심은 '트리튬 즉 삼중수소'였다.

찬성측 전문가로 나선 박헌휘 단국대 원자력융합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삼중수소가 해수담수에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다만 숫자적으로 너무 미량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공급하려는 해수담수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헌휘 교수는 "(평균적으로) 낙동강 원수에는 1베크럴 퍼 리터가 해수담수에는 0.3베크럴 퍼 리터 정도가 검출된다. 1년 동안 음식을 통해 먹게되는 삼중수소의 양이 1250만 베크럴인 것을 감안할 때 하루에 2.5리터의 해수담수를 먹으면 274베크럴을 먹게 된다. 낙동강물이 원수인 수돗물을 먹으면 1100베크럴을 흡수하게 된다. 이는 음식으로 먹는 베크럴 양의 0.2% 밖에 되지 않는다. 몰랐을 땐 위험하지만 숫자적으로 알면 편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주장했다.

해수담수 찬성측 전문가인 박헌휘 단국대 원자력융합과 교수. photo=김항룡 기자
해수담수 반대측 전문가인 김익중 동국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photo=김항룡 기자

반면, 반대측 전문가로 발제에 나선 김익중 동국대의대 미생물학과 교수의 견해는 달랐다. 김익중 교수의 주장을 요약하면 피폭량이 많아지면 암 유발율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 의학교과서에도 나와있다면서 해수담수 특히 삼중수소의 피폭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김익중 교수는 "해수담수시설은 역삼투압방식으로 방사능물질을 제거하는데 삼중수소는 제거하지 못한다. 삼중수소 이외에 다른 방사능 물질을 거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미량이라 안전하다" vs "피폭량 줄이는게 산책이다"

양측 대표 전문가 입장과 견해 그에 따른 논리제시에도 불구하고 해수담수 수돗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쉽게 해소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또 내용이 전문적이고 얼핏보면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서로 다른 논거를 제시하는 듯해 토론회를 지켜보는 일부 청중의 표정에서는 알쏭달송하다는 느낌도 적지 않아 보였다. 

해석과 풀이에 약간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정관타임스Live>는 찬반 양측 대표 전문가의 주장을 요약해 보기로 했다.

먼저 두 전문가 모두 해수담수에 '삼중수소 즉 트리튬'이 포함될 수 있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였다.

다만 박헌휘 교수는 그양이 너무 미량이라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엄밀히 얘기해 낙동강 물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양이 기장해수담수에 포함된 양보다 많기 때문에 해수담수 수돗물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반대측 전문가인 김익중 교수는 아무리 미량이라도 그것이 쌓이면 암을 유발할 수 있어 가급적 피폭량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김교수는 특히 해수담수가 먹는 물임을 강조하며 체내에 지속적으로 누적될 수 있음을 강하게 경고했다.

두 전문가는 삼중수소 검출방법과 평균치 여부, 해당 수치가 기장 앞바다의 수치인지 등을 놓고도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공개토론회 모습. photo=김항룡 기자

삼중수소 외 이날 공개토론회에서 논란이 됐던 핵심은 '기장 앞바다가 청정하냐'는 여부에 대한 논란이었다. 다른 말로 기장 앞바다에서 생산되는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를 먹을 수 있느냐를 놓고도 '거센 말'들이 오갈 만큼 대립은 첨예했다.

이 부분은 해수담수화 수돗물 안전성 논란 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지역 어업인 등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 질의응답시간 몇몇 청중이 패널들에게 '기장 앞바다가 청정하냐?', '해산물을 먹어도 되냐?'고 따져 물은 이유도 '사안의 민감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찬반양측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먼저 반대측 전문가들은 미역다시마 등 해수담수화 안전성 논란의 경제적 피해를 의식한 듯 "오염됐다", "아니다"는 답변이 아닌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 같은 위험이 해조류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선에서 답하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김익중 교수는 "원전주변 원주민이 이주됐던 이유가 뭐냐. 원전에 가까이 살면 위험하니까 이주한 것이다. 굉장히 가슴 아프지만 원전의 위험성은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형 부산마을기업협의회장은 "토론회에서 이런 부분을 얘기하면 2만 수산 종사자 타격이 심할 것"이라면서 "그 말이 사실이면 산모들에게 기장미역을 주는 정책도 철회해야 한다. 원전 안전감시에 대한 원점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의 안전성을 둘러싼 토론 내용은 기장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민감했고 주민 간 고성이 오간 요인이기도 했다.

특히 이과정에서는 '해조류의 안전성 논란'을 제기한 쪽이 누구냐?를 놓고 여러 말들이 오갔다. 반대측의 한 패널은 해수담수공급을 위해 상수도사업본부와 일부 어업인들이 이같은 논란을 제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량이라 안전"vs"피폭량 줄이는게 산책"라는 팽팽한 주장이 평행선을 달린 이날 토론회가 기장지역 주민들에게 해수담수관련 어떤 판단을 하게 할 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다만 일부 토론자가 언급했든 해수담수화 수돗물로 인해 지역경제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말과 더 이상의 민민갈등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토론회장을 찾은 이들에게 공감을 사는 분위기였다.

한편, 오후 2시부터 펼쳐진 이날 공개토론회에는 김익중 동국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와 김혜정 시민방사능센터 운영위원장, 김순중 NGO지구환경운동연합기장군지회장(이상 반대측 패널)과 박헌휘 단국대 원자력융합과 교수, 강건욱 서울의대 핵의학교실 교수, 김대형 부산마을기업협의회장(이상 찬성측 패널)이 참여했다.

찬반주민들과 오규석 기장군수, 김정우 기장군의회 의장, 상수도사업본부장 등도 자리를 함께 해 공개토론회를 지켜봤다.

특히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본 이경찬 영산대 교수는 "오늘 토론회가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호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을 토론에 앞서 밝히기도 했다. 

<난해한 토론회의 취지나 내용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자 및 취재기자의 일부 견해가 들어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정관타임스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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