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백 칼럼] 부울경의 활로 모색과 ‘기장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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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백 칼럼] 부울경의 활로 모색과 ‘기장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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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고시각 2022.10.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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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진백 메가시티 기장포럼 대표
정진백 메가시티 기장포럼 대표
정진백 메가시티 기장포럼 대표

청년들이 부산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 부산을 떠나지 않고 지금보다 더 많이 머물지 않을까?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되면 결혼을 하고, 아이 낳고, 부산에 정착하는 인구도 늘지 않을까?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같은 듯 다른 내용이지만 요즘 지방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그 처방이 동시에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의 ‘빨대’
경남과 울산도 안전지대 아니다

높은 주거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만 명이 부울경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내인구이동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부울경에서 약 3만 1000명이 수도권으로 순유출(전출-전입)되었다. 이중 경남과 울산에서도 각각 1만 2000명과 6000명이 수도권으로 순유출되었다. 수도권 일극 체제의 빨대 앞에 경남과 울산도 안전지대가 아닌 셈이다. 물론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주된 이유는 단연 일자리와 관련한 사항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장미빛 희망 고문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우리는 몇 해 전 경북 구미시가 대기업(SK하이닉스) 유치를 위해 부지 무상 임대, 기반시설 공급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내걸었지만, 수도권과의 경쟁에서 밀려 대기업 유치에 실패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다. 

그리고 부울경의 핵심 제조업 기반인 자동차부품과 조선기자재 분야만 하더라도 과거처럼 고용이 단기간 늘어나는 산업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울경에 청년 일자리가 많은 신성장산업인 IT분야에 내놓을 만한 대표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 너나없이 지방소멸까지 걱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부울경 3개 시도의 입장차이 때문에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부울경 특별연합 출범은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이미 추진키로 합의한 것,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제 또다시 ‘갑론을박’하며 허비할 시간이 없다. 특별연합이든 행정통합이든 ‘거버넌스’에 구애받지 말고 3개 시도가 광역 차원에서 이미 ‘추진키로 합의한 것’, 그리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착수하자. 

그런 점에서 ‘광역교통망 확충’은 최우선 과제다. 부울경의 전략산업과 거점 간 연계 교통망 확충, 부울경 단일 경제권 확대에 필요한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와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부전-마산 전동열차 도입 등 광역교통망 구축은 부울경이 ‘광역경제권’으로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다음은 ‘지역의 기술혁신체계’를 갖추도록 하자.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많은 대기업 중심 IT와 반도체기업을 부울경에 유치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지식산업으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역 기술혁신체계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부울경 광역경제권의 중심, 
‘기장의 잠재력’을 활용해야!

이를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동남권 분원을 기장에 유치할 것을 제안한다. 기장은 부산의 동쪽이면서 동남권 제조업 기반의 중심인 울산과 양산, 김해 창원으로 연결되는 광역교통망의 중심에 있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부산대학교 등과 산학연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인적교류에도 적합한 위치에 있다. 그리고 ‘방사선의과학클러스터’ 등 대규모 첨단산업단지가 이미 조성되고 있어 ETRI 분원 설립 부지 제공 등 마음만 먹으면 즉시 실행 가능한 최적지다.

ETRI는 국내 최고의 정부 출연 ICT중심 연구기관이다. 대전에 본원을 두고 있으면서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의 노력으로 ‘대경권연구센터’는 2006년 대구에 ‘호남권연구센터’는 2001년 광주에 설립하여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있어 부울경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유치는 솔직히 지역 정치권이 발 벗고 나서야 가능하다. 부산과 울산도 10여년 전부터 유치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과가 없었고, 지난해 9월 부산시에서 유치 계획을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아직 나온 바가 없다. 

ICT기술은 부산의 주력산업인 해양, 영화, 영상,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을 고도화하고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기장 방사선의과학클러스터와 정보통신산업을 융복합한 ‘라이프케어산업’도 미래에 훌륭한 먹거리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TRI는 적극적인 기술사업화와 체계적인 창업지원제도를 구축함으로써 이미 ‘IT벤처사관학교라’는 명성을 지닌 기관이다. 생산지원 및 기술이전을 통해 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기술 상용화 사업을 추진하여 경쟁력 있는 기업 육성과 부가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창업에 성공하는 수많은 부울경의 청년 기업가가 배출되어야 한다. 이들이 성장하여 중견기업이 되고, 지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이 되어야 청년 일자리가 생기고 인구절벽과 지역소멸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 

 


※외부 기고 또는 칼럼은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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