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지역 언론이야기] 박가희 기자의 취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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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지역 언론이야기] 박가희 기자의 취재수첩
  • 박가희 기자
  • 송고시각 2022.07.2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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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희 기자

 

기자라는 직업이 가진 무게 
어렴풋이 알게 돼...
취재현장에서 사람과의 소통이 중요...
부족함 느끼지만 이제부터 시작

기자라는 직함을 단지 이제 겨우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아직 명함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새내기 기자란 뜻이다.
처음 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돈도 못 벌고 고생만 하는 직업'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만류했었다. 하지만 돈보다 중요한 삶의 가치를 쫓고자 선택한 직업이다. 그러나 막상 되고 나니 더욱 고민이 깊어졌다. “왜 기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에 예전에는 선뜻 대답할 수 있었지만, 기자가 된 지금은 오히려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기자라는 직업이 가진 무게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장일보에서 한 달 동안 기자생활을 하며 느낀 점은 ‘기자’란 단순히 컴퓨터 앞에 앉아 ‘글만 쓰는 직업’이 아니란 것이다. 처음 입사하고 취재를 갔던 곳은 ‘로타리클럽 회장 이,취임식’이었다. 아무도 모르는 낯선 곳에서 카메라를 동아줄마냥 손에 꼬옥 쥔 나는 누가 봐도 ‘입사 n일차’ 기자였을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참석자분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기사를 썼다. 처음에는 잘 썼다고 생각했지만 ‘배운 대로’만 쓴다는 것이 기자로서는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 알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나의 시선’과 ‘사람과의 소통’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런 기사에서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기자는 사람을 대하는 직업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 다음 취재는 ‘기장군수 취임식’이었다. 영상스케치를 따려고 더운 날 땡볕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정신없이 카메라의 REC 버튼을 누른 기억이 난다. 더군다나 갑작스레 결정된 영상스케치였기에 다리가 나풀거리는 간이 삼각대를 들고 사람 키 높이만한 삼각대를 세운 대형 방송국 카메라 옆에 서있자니 조금 부끄러운 기분도 들었다. 앞으로 어딜 가든 장비를 잘 챙기자는 교훈을 얻었다. 가장 고생했던 날이지만 그날 취재를 마치고 국장님과 시원한 밀면을 먹으며 “드디어 기자가 된 기분이든다”고 말했다. 고생은 사람을 가장 빠르게 성장시킨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갔던 취재인 ‘부산 국제 모터쇼’는 취재를 하며 가장 많은 기자들을 본 행사이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수십 개의 언론사들 사이에 앉아있자니 어딘가 모르게 자꾸만 위축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생각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기장 일보의 대표 기자로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름을 걸고 일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자부심과 책임이 따르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기자’로 살아갈 박가희에게 이번 한 달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운 한 달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스스로가 얼마큼 부족한지 절실히 깨닫는 한 달이기도 했다. 나아갈 길이 멀다. 박가희 기자의 취재수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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