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더위만 핫? 책도 핫해요...책과 함께하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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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더위만 핫? 책도 핫해요...책과 함께하는 '가을'
  • 김연옥 기자
  • 송고시각 2021.09.01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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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공간의 미래, 백조와 박쥐, 질서 너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등
독서계의 화제작으로 가을 맞이하기

한여름의 더위도 물러나고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 책을 통한 바깥세상과의 통로를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핫한 책들을 소개한다.

완전한 행복-정유정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

버스도 다니지 않는 버려진 시골집에서 늪에 사는 오리들을 먹이기 위해 오리 먹이를 만드는 한 여자의 뒷모습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그녀와 딸, 그리고 그 집을 찾은 한 남자의 얼굴...
얼굴을 맞대고 웃고 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서로 다른 행복은 서서히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각자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만 더 깊이 빠져드는 늪처럼, 그림자는 점점 더 깊은 어둠으로 가족을 이끈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완전한 행복’은 절대적인 존재인 자신을 따르는 자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등을 돌리기만 하면 사정없이 천벌을 내릴 수 있는 감정을 내보이며 불안감과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간다.
자기애의 늪에 빠진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삶을 휘두르기 시작할 때 나타나는 일상의 악, 행복한 순간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것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가차 없이 제거해나가는 방식의 노력이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지를 보여준다.
 끝까지 휘몰아치는 이야기의 마지막 장에서 작가의 서늘한 목소리는 말한다.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도 책임이 있다.”
저자가 2011년 발표한 장편소설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어 영미권을 비롯한 해외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판되었으며, '완전한 행복' 역시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공간의 미래-유현준
“미래는 꿈꾸는 자들이 만든다"

시대가 바뀌면 공간이 변하고, 삶도 달라진다.
저자는 코로나 19가 변화시킨 공간에 대해서 기존의 학교, 직장, 종교 건물, 상가 등이 어떤 한계를 노출했는지, 더 나아가 공간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그 안에 사는 인간의 변화에 맞춰 함께 변화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바뀌면서 공간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고, 나아가던 방향도 조금 틀어졌다.
미래를 바꾸는 변수는 기술 발달, 기후 변화, 전염병 등 여러 요소가 있다. 시대에 따라 그 변수가 바뀌기도 하고 각 요소가 미치는 영향력의 크고 작음도 달라진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모여야 살 수 있던 인간 사회를 모이면 위험한 사회로 만들었다.
그만큼 코로나는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계속 모여 살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했다.
"시대가 급변하고 위기의 시간이 오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온갖 선지자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워낙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 책을 내놓는 것은 더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다각도에서 예측할수록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제시한 가까운 미래의 공간은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각 아이들을 위한 맞춤 교육 과정이 있는 학교, 지역과 지역을 이어 주는 선형 공원, 분산된 거점 오피스로 나눠진 회사, 내 집 가까이에 있는 작은 공원과 도서관, 자율 주행 로봇 전용 지하 물류 터널, DMZ 평화 도시 등 실생활 공간부터 간접적 공간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야기 끝에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미래는 꿈꾸는 자들이 만든다”고...

백조와 박쥐-히가시노 게이고 저, 양윤옥 역
“전부 내가 했습니다, 그 모든 사건의 범인은 나예요"

도쿄 해안 도로변에 불법 주차된 차 안에서 흉기에 찔린 사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국선 변호인으로 명망이 높던 변호사 시라이시 겐스케.
주위 인물 모두가 그 변호사에게 원한을 품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고 증언하면서 수사는 난항이 예상되지만, 갑작스럽게 한 남자가 자백하며 사건은 해결된다.
남자는 이어 33년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금융업자 살해 사건’의 진범이 바로 자신이라고 밝히며 경찰을 더욱 충격에 빠뜨린다.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그 사건 당시 체포되었던 용의자는 결백을 증명하고자 오래전 유치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였다.
소설은 33년의 시간차를 두고 일어난 두 개의 살인 사건과, 이에 얽히는 인물들이 저마다 진실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탄탄한 틀 안에서 풀어나간다.
나아가 공소시효 폐지의 소급 적용 문제, 형사재판 피해자 참여제도, SNS 시대에 더욱 논란이 되는 범죄자와 그 가족에 대한 신상 털기나, 공판 절차의 허점 등 굵직한 사회적 논의들을 다루면서도 추리소설 본연의 재미를 잃지 않고 놀라운 결말에 다다르게 한다.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빛과 그림자, 낮과 밤, 그리고 ‘백조와 박쥐’가 함께 하늘을 나는 듯한 이야기.
처음 책을 접했을 때 제목의 의구심이 책장을 덮으며 미소를 짓게 했다.
저자는 전 세계 누적 판매 1300만 부 베스트셀러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작가이자, 현존하는 일본 추리소설계 거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질서 너머-조던 피터슨 저, 김한영 역
“새 시대에는 새로운 법칙이 필요하다!”

끝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자신이 이미 아는 것 얻은 것에 안주한다면 아무리 어렵게 얻었다고 해도 그 질서는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본래 질서와 혼돈은 어느 것이 더 좋다 말할 수 없고, 만물은 그 사이를 끝없이 오간다.
'질서 너머'는 혼돈을 잠재우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혼돈과 그 안의 가능성을 기꺼이 껴안도록, 냉소와 두려움의 껍질을 깨는 더 강력한 12가지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상의 질서를 뒤흔들었고, 혼돈의 도가니에 우리를 가져다 놓았다. 그런가 하면 방역과 안전이라는 목표 아래 과도한 통제를 용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며, 불안과 공포는 편가르기나 허무주의적 냉소에 더욱 불을 지폈다.
팬데믹이 지나간 뒤에도 그 후유증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우리를 억압할 수 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혼돈과 질서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는 새로운 법칙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피터슨이 새롭게 제시한 인생 법칙은 혼돈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그 안에 잠들어 있는 기회와 가능성을 껴안으라고 조언한다.
혼돈이 우리를 압도하는 시대에 오히려 그 안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저자의 비전에서 독자는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두려움과 냉소에 지지 마라. 굳은 질서를 넘어 더 높은 인생과 만나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토론토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임상심리학자. ‘12가지 인생의 법칙’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피터슨은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정신건강 프로그램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매트 헤이그 저, 노진선 역
"우리는 지금 현재의 삶을 사랑할 수밖에"

어머니의 죽음, 파혼, 해고, 반려 고양이 볼츠의 죽음… 더 이상 삶을 견딜 수 없던 주인공 노라는 자살을 결심한다. 밤 11시 22분
눈을 뜬 곳은 초록색 책들로 가득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시간은 자정에서 멈춰 있다.
친절한 사서의 안내로 서가의 책이 모두 노라가 살았을지도 모르는 삶들을 담고 있음을 알게 되고, 노라는 ‘후회의 책’을 펼쳐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 다른 선택을 했던 삶을 살아본다.
빙하학자, 뮤지션, 동네 펍 주인, 수영 선수가 되는 삶, 평범하지만 지루한 삶, 아이가 있는 삶 등등 가장 완벽한 삶을 찾을 때까지 수만 가지의 새로운 삶을 거친다.
그러나 노라는 자꾸만 자정의 도서관으로 돌아오게 되고, 무엇이 완벽한 삶인지 의문을 품는다.
죽음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노라의 외침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삶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며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아가는 노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는 지금 현재의 삶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후회스럽지만 당시에는 최선을 다한 선택의 결과들이 층층이 쌓여 이루어진 지금 우리의 삶을.
그리고 작가는 어린 노라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었던, 엘름 부인의 말을 빌려 각자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 “잘될 거야, 노라. 괜찮을 거야.”
이 책은 영국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미국 아마존 및 《뉴욕타임스》 20주 연속 베스트셀러 등 영미권 뿐만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전 세계의 독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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