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아빠 언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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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아빠 언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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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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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항룡 기장일보·정관타임스 편집국장
김항룡 편집국장

7월 14일 오전, 집에서 회의자료 정리하고 신문사로 향하려고 하는데 초등학생인 둘째가 질문을 건넸다. 
"아빠! 언제 가?"라고 물었고, "어! 조금 이따가 가려고."라고 답했다. 
"왜?"라고 묻자 "11시 50분"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초등학생인 둘째 온라인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었다. 
둘째가 상황을 설명했다. 점심 때 먹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야하는데 아빠가 그때까지 있으면 물을 좀 부어달라는 게 둘째의 '용건'이었다. 
"어떡하지? 아빠는 곧 나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러자 둘째아이가 답했다. 
"어 괜찮아! 엄마가 보온병에 물을 담아놨어."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게다. 다만 초등학생인 둘째에겐 무척 긴장이 되는 일이었나 보다. 자칫 데일 수도 있고 부모님 없이 집에 혼자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시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
회의자료를 정리하다 멈추고 노트북을 열었다. 검색을 시작하다 관심가는 문구를 발견했다. 
'워킹맘 정신건강 주의보...'

코로나19는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직장생활과 학업, 가족구성원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육아와 업무를 동시에 해야 하고, 워킹맘을 비롯한 직장인들은 업무와 육아가 분리가 되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 서울의 한 직장맘지원센터 조사를 보면 조사대상 308명 중 37.4%가 '스트레스 고위험군', '54%가 스트레스 잠재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90%를 넘는 워킹맘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기장군과 같은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조사결과조차 확인하기 힘들다. 
추정컨데 기장의 많은 워킹맘과 직장인 역시 재택근무 등으로 일과 육아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 역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부모님 없이 홀로 집에서 온라인수업을 하며 특히 여름엔 30도가 넘는 무더위와 싸우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심하고 따뜻한 행정의 손길'이다. 지역에 얼마나 많은 워킹맘과 아이들이 오늘 하루를 걱정하며 버티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잠시나마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쉬는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서 고용불안을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돕고 힘을 모아야 한다. 
백신예약을 둘러싼 차질 등 혼선과 그에 대한 부적절한 해명도 힘든 국민들의 삶을 생각한다면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거나 우울감이 심해진 이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부담없이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라는 게 있다. 군민의 삶을 챙겨야 할 군민의 대표들이 과연 우선순위에 맞게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사실상 싸움판'으로 변질된 의정활동 모습은 일부를 중심으로 반복되고 있다. 최근 폐회한 제259회 기장군의회의 모습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망감을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    

7월 14일 수요일 오전은 '뜨거운 물을 대신 부어줄 수 없는 아빠'가 된 날이다. 마음은 좋지 못하지만 힘을 내 본다. 그리고 오늘의 내 모습보다 훨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함께 사는 분'과 모든 워킹맘에게 "조금 더 힘냅시다"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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