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남다른 책 발굴력...오후도 서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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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남다른 책 발굴력...오후도 서점이야기
  • 김연옥 기자
  • 송고시각 2021.02.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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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근무 한 청년의 책에 대한 노력 소개
예사로 보았던 서점의 진열대에도 누군가의 노력 있어

<정관타임스/김연옥 기자>="벌써 2주나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니 큰일이었다. 서점에 진열된 책은 똑같이 휴업 상태라 해도 과일이나 고기와는 달리 썩거나 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꽃이나 나무나 새가 아니니 돌보지 않아도 된다고. ‘아니다. 책은 서점 서가에 그대로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생물과 마찬가지다. 서점은 계속 문을 열어두어야 하는 곳이다. 문을 열고 서점 직원이 일을 해야만 하는 곳이다. (P186)"

일본 긴가도 서점에서 10년간 근무하며 문고본 서가를 맡아 온 츠키하라 잇세이 청년. 그는 '보물찾기 대마왕'으로 불리며 문고본 중에서 숨은 명작을 찾아내는 재능을 갖고 있다. 서점에서 능력자로 인정받으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주인공.

어느 날 서점에서 책도둑인 중학생의 뒤를 쫒다가 그 학생이 사고를 당하자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된 잇세이. 서점까지 곤경에 처하자 잇세이는 스스로 서점을 그만두고 오랫동안 온라인에서 친구로 지낸 '오후도 서점' 주인을 찾아간다.

작고 조용한 마을, 희고 연한 분홍빛 벚꽃 파도가 마을 전체를 감싸며 마치 여행자를 기다리는 듯한 마을 '사쿠라노 마치'가 그곳이다. 언젠가 자신의 서점을 갖고 그곳을 원하는 대로 꾸미고 싶었던 꿈을 가졌던 잇세이는 조용한 마을에서 이웃들과 가까워지며 안정된 삶을 꾸려나간다. 주인공이 긴가도 서점을 떠나기 전에 기획했던 작품을 남아 있던 직원들이 합심해서 베스트셀러로 만들어가는 훈훈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 권의 책을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POP, 띠지, 포스터를 만들고, SNS를 통해 다른 서점과 소통하면서 함께 홍보하고 판매한다. 그리고 동네의 작은 서점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서가를 꾸민다. 이렇게 책과 서점을 지켜내려는 이들의 노력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지키고 싶은 무언가를 가진 이들을 격려하는 따뜻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전해진다.
 
이 책에는 극적인 감정변화가 거의 없다. 얽힘 미움 증오와 같은 단어는 찾기 힘들다. 마치 동화처럼 사람들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어 내 이웃의 이야기처럼 가까이 다가왔다.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해주고 어려우면 달려갈 줄 아는 포근한 마음들. 결코 슬프지 않은데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맺힌다.

따뜻한 봄날 , 꽃향기를 마시며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예사로 보았던 서점의 진열대도 이제는 누군가의 노력으로 우리에게 보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서점으로 향한다.

책정보>>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클 출판사/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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