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향교의 건축]  그랭이질로 기둥 세운 선조들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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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향교의 건축]  그랭이질로 기둥 세운 선조들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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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고시각 2020.12.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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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성두/김 두호

한옥을 지을 때 주춧돌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워야 하고 또 세운 나무 기둥이 비나 습함으로 상하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춧돌은 생긴 그대로의 돌을 다듬거나 또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주춧돌은 바닥이 평평해야 사용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의 선조들은 슬기로운 지혜로 생긴 그대로 울퉁불퉁한 그 상태로도 기둥을 세웠습니다. 
그게 바로 그랭이질 때문입니다. 생긴 그대로의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워 돌을 깎아내지 않는 공법인 셈입니다. 주춧돌의 생긴 데로 나무 밑부분을 주춧돌에 맞게 깎아내는 것입니다. 그랭이질의 공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선조들의 지혜가 참으로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주춧돌과 기둥에 못을 사용하지 않고 시멘트나 강력접착제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넘어지지 않게 하였으니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랭이질이 제대로 된 양 기둥 위에 널판을 얹어 그 위를 목수들이 다니며 일을 해도 무너지지 않았다고 하니 입이 저절로 벌어집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게 있다면 바로 그랭이질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남의 뜻에 나를 올려 맞추지 않더라도 나를 깎아 다듬어 세우는 것도 중요한 이치인 것 같습니다.
전기안전공사에서 실시한 교궁(校宮)에서 사용하는 전기가 안전한지 기장군문화관광과와 함께 점검을 하였습니다. 점검 결과 대체로 양호했으나 접지상태가 불량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튿날 바로 접지의 용량이 불합리하여 그에 따라 접지보강을 하였는데 동일전기 김동탁 님의 궁금 점이 바로 동재 기둥과 주춧돌이었습니다. 하여 대성전과 명륜당, 동·서재, 신삼문, 세심문 등의 주춧돌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살펴본 결과 동재의 북쪽과 남쪽 기둥의 주춧돌이 그랭이질에 가까운 형상이었습니다.
김동탁 님의 그랭이질 공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성두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그랭이질로 선조들의 지혜에 다시 한 번 감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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