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폐국하는 좌천우체국...주민들은 반대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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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폐국하는 좌천우체국...주민들은 반대서명운동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20.09.1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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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 등 이유로 폐국 후 민간 위탁...금융업무 차질 예상
좌천마을주민들, "반세기 넘게 마을 사랑방 역할 한곳...폐국해선 안돼"
코로나19 상황불구 수백명 주민 반대서명...미래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결정 지적도
부산지방우정청, 주민반대 불구 폐국 절차 돌입..."지자체와 정치권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폐국을 알리는 게시글. 좌천우체국 폐국과 관련 주민들은 고령어르신들이 금융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면 부산지방우정청의 폐국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항룡 기자

<정관타임스/김항룡 기자>=좌천우체국 폐국 통보에 주민들이 반대서명운동에 나섰다. 폐국결정과 관련, 부산지방우정청은 적자 등을 주된이유로 내세우고 있는데, 주민들은 좌천 역사와 함께 해온 '국민 우체국'이 없어진다는 점에 대해 깊은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장안택지개발과 방사선의과학산단, 동해남부선 좌천역 신설 등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지자체와 정치권 등이 이 문제 해결에 대해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관타임스 취재에 따르면 부산지방우정청은 오는 11월 2일 약 83년 역사를 가진 좌천우체국을 폐국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8월 이와 관련된 행정예고를 한 상황으로 현재 좌천우체국에는 폐국을 알리는 알림글이 게시돼 있는 상태다. 주민반대에도 불구하고 폐국강행 움직임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부산지방우정청이 밝힌 주요 폐국 사유는 경영상의 문제와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로 요약된다. 

하지만 좌천지역에 거주하는 상당수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인데다, 좌천지역발전에 역행하는 결정이어서 주민반발이 큰 상황이다. 

부산지방우정청 관계자에 따르면 좌천우체국은 최근 경영악화 문제를 겪고 있다. 예금수신고는 지난해 대비 약 7.9% 감소했고, 보험수신고도 70%나 줄었다고 한다. 다만 우편업무는 2.4% 증가했다. 

즉 경영난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폐국'이 불가피하다는 게 부산지방우정청의 설명이다. 특히 부산지방우정청 소속 직원들은 국가공무원인데 이른바 특별회계 즉 '벌어서 직원 급여를 주는 구조'여서 경영악화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게 부산지방우정청 안팎의 설명이다.   

그러나 부산지방우정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주민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을주민 90%가 고령 어르신인데, 좌천우체국이 폐국하면 10km 가량 떨어진 다른 우체국을 이용해야 하고, 이렇게 되면 고령어르신들이 금융사각지대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 이곳 좌천우체국을 이용하는 상당수는 어르신으로 연금수령 등 금융업무를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역사성과 함께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좌천마을 주민들은 지난 8월 23일 부산지방우정청장에게 보낸 '좌천우체국 폐국 철회 건의문'을 통해 "좌천우체국은 마을 중심에서 반세기 넘게 마을 사랑방 역할을 했다"면서 "마을사람들의 대소사를 전하고,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폐국시 주민들의 고충이 불가피하다. 폐국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의 간절한 요구와 달리 좌천우체국 폐국절차는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행정예고를 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한다고는 하지만 주민반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지방우정청은 폐국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부산지방우정청 관계자는 "좌천우체국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가 좋지 않고, 경영상의 문제로 폐국이 결정된 것"이라면서 "민간위탁자를 정해 금융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우편 등)는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업무는 ATM로 하면 된다"이라고 말했다. 

행정예고까지 한 상황에서 폐국철회가 쉽지 않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폐국결정에 좌천마을 주민들은 폐국반대 서명운동나섰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수백명의 주민들이 반대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규 좌천마을 이장은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국민의 우체국이 국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데 '자기편의'만 내세우는 것 같다. 원전으로 인해 고통받은 많은 어르신들이 또 다른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좌천의 미래 발전 청사진에도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한 지역 원로는 "장안택지가 개발되고 여러 금융권에서 지점 확장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우정청의 폐국 결정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기장군과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앞장서 지역주민의 우려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3년간 주민들과 함께 한 좌천우체국 폐국이 결정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김항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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