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화 식수 공급 강행...기장주민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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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담수화 식수 공급 강행...기장주민들 뿔났다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15.12.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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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동의 없는 일방통행에 반발 4일부터 철야농성
이날 간담회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학부모들은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아이에게 먹게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photo=김항룡 기자

5일 오전 군청 브리핑룸에서 책임자 면담 요구...7시간 넘게 '대치'
기장읍 일부 학부모들 등교거부 움직임...파문 확산 우려
오규석 군수, "주민동의 없는 강행 반대 입장 변화 없다...주민찬반투표 소관부서 검토 후 판단"
상수도 사업본부 7일 이후 공급 가능성 부인 안해 '불씨 여전'

<정관타임스Live/김항룡 기자>="똘똘 뭉친 송정은 공급을 막아냈다. 뭉쳐야 한다", "시의회 예결 특위에서 원수 구입비 예산 전액을 삭감하자", "주민투표 밖에 방법이 없다. 군수가 결정해야 한다", "내가 살아 있는 한 해수담수식수 공급은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 "문제를 외면한 선출직에 대해 표로 응징해야 한다", "얘들 생각을 해야죠"...

상수도사업본부의 해수담수화 식수 공급 강행에 뿔이 난 기장주민들이 4일과 5일 '사활을 건 반대'를 외치고 있다.

5일 오전 9시 30분부터 군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오규석 기장군수와의 간담회는 반대 주민들이 군 차원의 대책을 주문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파행아닌 파행을 빚었다.

이날 오전 모습을 드러낸 오규석 군수가 건강 상의 이유로 몇분만에 자리를 비우자, 간담회에 참석한 반대입장 주민들은 격양된 태도를 보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답답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photo=김항룡 기자

오규석 기장군수의 재출석과 위치 확인을 주문하기도 했고, 김쌍우·정동만 시의원을 소환해 대책을 묻기도 했다.

반대 주민들은 이날 공급강행에 대한 대안으로 기장군이 앞장서 주민찬반투표를 실시할 것과 가처분소송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두 시의원에게는 곧 있을 시의회 예결특위에서 원수 공급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간담회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박홍복, 이승우, 김대군, 백영희 의원 등의 출석을 요구하면서 출석 시 공급 반대 건의(성명)문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출석요구에 정오께 간담회 장을 찾은 김쌍우, 정동만 시의원. photo=김항룡 기자

8시간 넘게 진행된 간담회 분위기는 주민입장에서 한마디로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오규석 군수의 재출석을 요구하는 실갱이가 한 동안 계속됐으며 상수도사업본부 책임자 등의 출석요구도 빗발쳤다.

주민들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군 관계자는 주민투표를 검토해 본 결과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주민들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입장변화를 주문하는 등 오랜시간 팽팽히 대립이 반복됐다.

아이들과 함께 김밥과 빵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으며 이 상황을 한탄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기장 무시론'도 이날 간담회에서 자주 언급됐다. 해수담수화시설 조성단계에서부터 '꼼수'를 쓰고 송정은 보류 기장은 공급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 자치가 지역주민 무시한 처사라는 것. 반대대책협의회 등에 따르면 상수도사업본부는 해수담수화시설 조성 당시 식수공급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가 입장을 바꿨다.

'얼굴가린 오규석 군수' 건강상의 이유로 간담회장을 떠났다 오후 복귀한 오규석 기장군수가 한쪽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photo=김항룡 기자

반대입장 주민의 출석요구에 의해 정오께 간담회 장을 찾은 김쌍우 시의원과 정동만 시의원은 "주민들의 입장을 전하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좀 더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쌍우 시의원은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떴다 오후 4시께 다시 간담회장을 찾은 오규석 기장군수는 왼쪽 손으로 얼굴을 한동안 가린 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질의에 답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주민동의 없는 공급강행 반대라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면서 "주민투표는 소관부서에서 법리적 검토를 하고 난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대해서도 추진입장을 밝혔다.

해수담수수돗물 공급 강행의 후유증은 이날 간담회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일부 주민들은 적극 반대를 하지 않는 선출직에 대한 주민소환이나 낙선운동을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은 월요일부터 등교거부 입장을 밝히는 등 파문 확산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간담회를 지켜보는 주민들의 모습. photo=김항룡 기자

한 주민은 "기장 살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왜 먹기 싫다는 걸 자꾸 먹으라고 하냐. 이제 기장은 살기 힘든 곳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기에서 물러나면 해수담수식수를 먹어야 한다. 선거 출마를 위해 군수직을 그만 두는 상황도 올 수 있는데 이 경우엔 누가 책임을 지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군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강행이라는 일방적 행정에 대한 8시간 넘는 성토의 장이자 분노의 장이었다.

한편, 해수담수화반대주민대책협의회 등 반대 주민들은 7일 시청을 집단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걱정되요"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상수도사업본부의 공급강행이 일방적인 행정이라며 답답함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photo=김항룡 기자
간담회 진행방식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주민과 군 관계자. photo=김항룡 기자
간담회 장에서 주민들이 피켓을 보이고 있다. photo=김항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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