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지칠 때>
-나영민 시인
옛사랑이
뚜벅뚜벅 걸어와
따스한 손을 내민다
잡을까
잡아야 할까
망설이다 달아나 버린
시간이 희미하게 바래진다
파란 하늘
저 너머에서 날아온
소식 한 장에 흔들렸던 마음
이미 난
너무도 다른 길을
걸어왔는데 설렘조차
바래져 퇴색해진 옛 추억
가을바람에
갈 곳 없는 잎새 되어
나뒹구는 마음을 한가득
쓸어 담아 불길 속 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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