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떠돌이 길냥이에게 식수는 곧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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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떠돌이 길냥이에게 식수는 곧 생명이다
  • 구자분 기자
  • 송고시각 2019.12.0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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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구자분(정관노인복지관 시니어기자단)

핵가족화의 영향에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호칭도 단순히 귀엽다는 의미의 애완동물에서 벗어나 가족이나 동료로 여긴다 하여 반려동물로 바뀌었다. 사람과 한집에서 더불어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물로, 심리적 정서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이자 가족과 같은 존재다. 한국은 반려동물 천만시대라지만 반려동물 문화는 수준미달이란 지적 또한 듣는데, 이는 동물학대를 넘어 동물유기 사례가 빈번해서이다.

그 까닭에 먹이 찾아 길거리를 배회하는 고양이들을 일광 바닷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른바 길냥이라 불리는 떠돌이 고양이다. 고양이 개체수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도시와 달리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않는데다, 어촌이라 비교적 먹잇감이 풍부한 때문이다. 낚시꾼들이 잡은 작은 생선을 던져주는 등 먹거리가 거의 떨어지지 않으니 아예 방파제 테트라포드(Tetrapod)를 거처 삼아 살아가고 있다.

일광 해안가에서 만난 '길냥이'. /구자분 기자

집고양이는 평균수명이 십년 이상인데 길고양이 수명은 평균 2~3년 정도라고 한다. 항시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 로드킬을 당하거나 불결한 환경에서 얻은 눈병과 피부병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상당수의 길냥이들이 탈수와 요로결석으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고양이는 먹은 음식량의 약 2.5배 정도 되는 물을 섭취해야 한다. 그라나 해변가 길냥이들은 비오는 날 외에는 달리 식수를 구하기가 힘들다. 낚시터 인근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은 유달리 퉁퉁한데 이는 신장의 기능 저하로 인한 만성 신부전증이 원인으로 부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신장 여과기능에 손상이 오면 신장에서 독소를 걸러내는 능력이 떨어져 결국 요독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요독증은 신장기능의 75% 이상이 망가진 다음에 나타나는 증세라 나타난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사율이 높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모두 살고자 하는 생존의지가 있다. 동물은 물론 식물까지 목숨 가진 것들마다 생명의 근원인 물이다. 사람을 비롯해 동물들은 체내 영양소를 반 이상을 잃어도 생존이 가능하나 물은 10%만 부족해도 생명이 위협받는다. 특히 고양이에게는 물이 생명과 직결된다. 더구나 길냥이에게 식수는 생명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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