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밑 경작하는 ‘일광여인들’ 그리고 해결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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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밑 경작하는 ‘일광여인들’ 그리고 해결할 과제
  • 구자분 기자
  • 송고시각 2019.12.0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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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구자분(정관노인복지관 시니어기자단)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며 국가 무형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된 것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해녀다. 바닷속에 산소공급 장치 없이 들어가 해조류와 패류 채취를 생업으로 삼는 해녀를 나잠인 또는 잠녀(潛女)라고도 한다. 자신의 호흡에 의존하여 자맥질로 해삼과 소라, 전복, 미역, 톳, 우뭇가사리 등을 채취하는 어업 종사자다.

우리나라의 해녀는 대부분 제주도에 집중 분포돼 있다. 그러나 해안선 길이가 306.2㎞나 되는 부산광역시라 영도구와 다대포를 비롯해 기장군 연화리, 학리 등지에서 566명의 등록 해녀가 활동 중이다. 비교적 해녀 수가 많은 지역인 기장군의회에서는 지난 6월 해녀의 고질병으로 알려진 ‘잠수병 치료를 돕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조업 나서는 일광해녀들. /구자분 기자

이천마을 ‘천 해녀복지회관에서 만난 해녀 홍영자 씨(64)는 대도시를 끼고 있어 해산물 수요가 많기 때문에 시세는 좋으나 해산물의 고갈로 수입은 전만 못하다고 했다. 이천마을 해녀들 역시 마을 단위의 어촌계에 가입해 공동체를 이루어, 자치적으로 물질 시기를 조정하면서 공동채취 작업을 해나간다 한다. 잠수병 치료센터나 전문병원이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는 해녀가 적지 않았으며, 건강문제를 안고 사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해녀 홍영자 씨는 “스무명 가량인 이천 해녀 중 제일 젊은 사람이 54세이고 최연장자는 76세로 평균 연령대가 꽤 높은 편”이라며 “고령과 직업병으로 인해 몸이 아픈 해녀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빠르게 변하는 세태에 따라 이제는 뒤를 이을 해녀가 없는 실정”이라며 “어려서부터 물에서 놀다시피하며 헤엄질이나 무자맥질을 익히면 16세 무렵부터 독립된 해녀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대적 추세에 따라 자식에게 험하고 고된 길로 들어서게 하는 부모가 없다. 물일을 하는 시간이 최대 7시간까지 되기 때문에 잠수병, 이명, 저체온증에 시달리는 등 해녀는 요즘 사람들이 기피하는 위험 직업군”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잠업인의 후생 복지에 초점을 두고 잠수병 치료 지원과 복지회관 건립 등 정부지원 사업을 펴나가고는 있다. 직접적으로 아직 피부에 와닿지는 않지만 김종률 군의원이 발의 공표한 위 조례에 따라 기장군이 시행 규칙을 제정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기장지역 해녀들도 무료로 잠수병 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고령화에 따른 해녀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다 밑을 경작하는 해녀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무형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천 해녀 복지관 모습. /구자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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