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빈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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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빈의자
  • 이동춘 시민기자
  • 송고시각 2019.11.1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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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동춘

단순할수록 아름답다
의자는 기쁨을 나누는 장소이고
편안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의자는 길을가다 지친 우리를
반겨주기도 한다
누구든 서있다 피곤해지면 찾게
되는 것이 의자이다
의자에게 인격을 부여해보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반겨주는
우리들 어머니의 마음과 같다
우리가 필요로 할 때 자신의 등을 내어준다
그러나 필요가 충족되고 나면 사람들은 그곳을 떠난다
그래서 빈 의자는 쓸쓸함이나 외로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비에 젖은 의자가 유독 쓸쓸해 보이는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는 의자를 잊지 않는다
우리가 남기고 간 체온과 체취
무게를 의자는 기억하고 있고
인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털석 주저 앉았던 한탄의 소리를 기억한다
그리고 자신을 보듬어 안고 울었던
사람의 뜨거운 눈물을 기억한다
경주교촌 최부자댁 앞 오색낙엽이
떨어지는 가을길목에
풋풋한 청춘들이 사랑 이야기를 남기고간
돌 의자 하나가 명물이 되어
보란 듯이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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