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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룡이 만난 사람] 보림사 청봉스님행복의 기준...“아파트는 몇평·어떤 자가용 vs 악기 연주·봉사 활동”
김항룡 기자 | 승인2019.05.20 01:31 | 조회수 : 388
보림사 주지 청봉스님.

청봉스님의 세상을 보는 관점 들여다보기

<정관타임스/김항룡 기자>=“교통법규를 위반했을 때 어떤 사람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도 비슷하다고 봐요. 내가 바른 생각 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생각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찾은 곳은 기장군 철마면 연구리에 위치한 보림사였다. 해인사의 말사인 이곳에서 청봉스님을 만났다. 미리 약속하고 들렀는데 사찰 내부는 조용했다. 몇분을 기다리니 청봉스님이 인사를 건넨다.

“오시는 건 알았는데 일이 많아서 잠시 잊어버렸네요.”

스님 말씀에 잠시 서운한 마음을 가져보지만, 미안해하는 스님의 모습과 그것이 ‘청봉스님 스타일’이라는 것을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됐다.

“연연하지 않는 것. 번뇌로부터 자유로운 것….”

잠시 서운함을 내려놓고 스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청봉스님이 인터뷰 하고 있다.

사실 이날은 인터뷰하는 날은 아니었다. 부처님 오신 날 특집인터뷰를 위해 사전답사 차 보림사를 찾았는데, 예상과 달리 들을 이야기가 많아 즉석 인터뷰가 되어 버렸다.

“남편이란 남의 편인데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고 내가 맞춰야지 되고 서로의 빚을 갚아야 합니다. 서로 인정하면 자유로울 수 있어요.”

스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청봉스님은 행복의 기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의 행복의 기준은 ‘몇 평의 아파트에 살고 있느냐’, ‘어떤 자가용을 타느냐’일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떤 나라는 다르다고 해요. ‘어떤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느냐’, ‘봉사 활동을 하느냐’가 행복의 기준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기준이 다르니까 불행이 오는 것은 아닐까요?”

고개가 한 번 더 끄덕여졌다.

스님에 대해 궁금해졌다. 묻고 또 묻고 ‘기자의 본능’이 발동했다.

“절에 가면 ‘공부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출가를 결심했습니다. 속가에서보다 ‘마음 공부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했는데 ‘잘한 일’ 같아요. 3시 30분에 일어나 법당에서 기도하고, 아침공양하고 기도하고 오후에는 도량을 정리합니다.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청봉스님의 하루가 스쳐지나간다.

스님은 특히 책을 즐겨보시는 듯했다.

“최근에 도올 김용옥 쓴 ‘사랑하지 말자’란 책을 읽었어요. 책을 보면서 친일잔재 청산이 문제라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책을 읽으려면 안경을 써야 하고 나이가 들면서 집중력도 많이 떨어졌지만 책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주변에 책을 많이 권하는 편이고요.”

그런 이유에 대해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안 가본 곳을 가보면 좋지 않습니까. 책은 그런 것이죠. 부처님 말씀도 그래요. 내 것으로 만들어야죠.”

스님에게 물었다.

“부처님 말씀을 내 것으로 만든다고요?”

스님이 답한다.

“네 맞습니다. 부처님 말씀은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저 부처님 말씀으로만 남겨요. 그게 너무 아쉽습니다.”

“부처님 말씀을 실천해야 한다는 얘기처럼 들려요.”

스님이 답한다.

“네”

조르륵 조르륵 사찰 안 찻 자리의 얘기는 연밭으로 옮겨간다. 보림사에는 연밭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곳에서 백연을 만나곤 한다. 그런데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백연이 피기 위해서는 많은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연꽃을 볼려면 3~4년 주기로 다시 심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연잎만 있고 꽃은 피지 앟습니다. 연꽃의 수명은 불과 4일 정도예요. 다음 꽃 나오고 4일째 되면 힘이 없어져요.”

연밭을 돌보는 정성처럼 스님은 보림사와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해 많은 정성을 쏟고 있는 듯 보였다.

“자기 전에 좋은 생각, 일어나서 좋은 생각을 하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그러면 더 행복해집니다.”

내 삶을 돌아본다.

“피곤해서 자고 출근하기 바쁘고….”

청봉스님.

찻 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스님의 말씀도 깊어진다.

“욕하면서 배운다고 하는데, 당리당략 떠나서 서민들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반대를 위해 반대를 하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죠. 순임금시절처럼 태평성대 한 나라를 기원해 봅니다.”

10년 후 모습을 묻는 질문에 스님은 “일대사 인연(一大事因緣)”이라고 답했다. 가장 중대한 인연. 오직 하나의 중대한 목적이란 뜻이었는데, 스님은 “어떻게 하면 잘 죽느냐!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받아들이는 마음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청봉스님과의 만남은 나를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도움=효원 박태만(서예가)·김임선 기자


김항룡 기자  jgtim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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