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장가곡제, 봄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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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기장가곡제, 봄을 노래하다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19.04.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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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항룡 기자
김항룡 기자

하얗게 꽃피운 고운 나무는
더 하얗게 기다리는 저 고운 손보다도 빛나네
그보다 빛나네

수줍게 얼굴 붉힌 벚나무는
나지막이 찬바람 뒤에 숨어서
그대를 노래해

4월 20일 기장군청 차성아트홀에서 열린 제9회 기장가곡제는 봄노래로 시작됐다.

부산대 음악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소프라노 배규린은 고운음색으로 '듣는 봄'을 선물했다.

그녀가 들려준 곡은 '벚꽃나무아래'라는 곡으로 만개한 벚꽃과 임을 노래하고 있다.

꽃잎은 세상 가득 하얗게
가득 채워지네
그대 마음에도
내 마음에도
하얗게
더 하얗게
가득 날리네    -벚꽃나무아래 중-

'듣는 봄의 향연'은 테너 이경준과 소프라노 이신영의  공연에서 계속됐다.

특히 이신영(부산대 음악학과 4학년)은 '이화우'를 통해 애절한 봄을 노래했다.

젖은 배꽃이 흩날릴 제
눈물 비 되어 떨어지네

가을바람에 흩어지는 잎을 보면
그대 그대 날 생각할까

멀리 저 멀리 외로운 그대만이
꿈에 꿈엔들 보일까

비가 눈물이 되고 한숨 꽃바람 되어
아 아 아
내 맘에 그대가 지네
꽃비 속에서 우리
다시 만날까
다시 만날까 -이화우 중-

듣는 봄의 향연은 힐링의 향연으로 이어졌다.

관객들은 음악으로 선보이는 봄을 마음에 담으며 다음무대를 기다렸다.

'봄처녀', '가시나무', '꽃피는 날' 주옥같은 곡들이 차성아트홀에 가득 울려퍼졌다.

봄을 만끽한다는 것은 주변의 봄을 유심히 보는 것이고, 벚꽃아래에 있는 것이며, 음악으로 듣는 것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무대위 아티스트들은 매력과 열정을 뿜어냈으며, 관객들은 숨죽인채 그들을 지켜봤다.

바리톤 최대우, 소프라노 최효정, 테너 김추리는 마음에 위안을 주는 선율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고, 바이올린 최안나는 '어려운 답을 찾는 노래'라는 컨셉의 바이올린 연주곡 'Deep prayer'를 연주, 깊은 감동을 선물했다.

소프라노 설은경은 재해석이 눈길을 끈 '새타령'으로 듣는 이들에게 흥을 선물했다.

제9회 기장가곡제는 '즐길거리의 홍수' 속  마음을 울리고 적실 '레퍼토리'를 말하고 있었다. 우리가 왜 예술가에 주목하고 그들의 선택에 집중해야 하는 지를 간접적으로 얘기하고 있었다.

···.

'봄꽃'은 그렇게 차성아트홀에도 피었다.

한편, 제9회 기장가곡제는 좋은문화연구회(회장 김혜숙)에서 주최했다. 좋은문화연구회는 순수 민간 자원봉사단체로 좋은문화를 연구하고 육성하기 위해 출범했다.  재능을 가진 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기장가곡제를 시작하게 돼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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