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야객래차당주 寒夜客來茶當酒
죽로탕비화초홍 竹爐湯沸火初紅
심상일양창전월 尋常一樣窓前月
재유매화편부동 才有梅畵便不同
송나라 시인 두뢰(杜耒)의 추운 밤(寒夜)이라는 시(時)다. 시의 원문이고 뜻풀이는 작품 속에서 간단히 나타내었다. 이 작품은 5년 전, 철마의 송하갤러리에서 “끽다거(喫茶去)”라는 제목의 개인전에 걸었던 작품이다.
이 시의 첫 구절인 한야객래차당주(寒夜客來茶當酒)라는 시구에서 이차당주(以茶當酒)라는 단어가 생겨 났다. 차당주(茶當酒) 즉, 술 대신 차라는 뜻으로 손님에게 술 대신 차를 내어도 흉이 아니게 되었다.
밤늦은 시각에, 그것도 아주 추운 겨울밤에 벗이 찾아왔다면 의례히 술을 내어야 할 터이다.
한 겨울 차가운 밤공기를 뚫고 왔으니 몸을 데우는데 술 만하게 있으랴.
하지만 주인장은 술이 아닌 차를 내었다.
가난한 선비의 집에 술이 항상 있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차당주라는 말을 내세워 차로서 술을 대신한 것이다.
잠자리에 들 때인지라 화롯불도 스러질 즈음이지만
찾아온 객이 반가운 벗이니
귀찮음도 마다않고 꺼져가는 화롯불을 뒤적거려 다시 물을 끓이고 차를 낸다.
찻잔을 앞에 두고 바라보는 달은 늘 그 달이로되
매화는 두어 송이 새로 피었구나...
♦서예가 효원 박태만=서예가로, 기장에 거주하고 있다. 부산미술대전과 천태서예대전, 청남휘호대회 등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수십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개최했다. 묵우서숙 주재와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기장향교와 기장문화원 등에서 서예를 알리고 있다. seawoo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