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김항룡 편집국장
자유한국당이 보수혁신에 나선 가운데 기장군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 필두엔 정승윤 자유한국당 기장군당협위원장이 있다. 정승윤 위원장은 7일 자유한국당 당협운영위원회에서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됨으로써 앞으로 기장군당원협의회를 이끌게 됐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승윤 위원장은 “당협 안팎 상황이 마치 살얼음판 같다. 당협 조직을 재건하고 견고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동지가 중요하다”면서 “지연보다는 뜻과 이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스스로의 얼굴을 돌아보고 잘못된 것을 고쳐야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통의 매개체로 지역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은 정승윤 신임 자유한국당 기장군당협위원장과의 질의응답 내용.
-당협위원장이 된 소감은?
“기쁜 일입니다. 축하 인사를 받곤 하는데 ‘과연 그럴 일인가?’ 자문할 정도로 현 상황이 녹녹치 않습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아요. 민주당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지지율을 좀처럼 오르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어쩌면 주민들에 눈에 자유한국당은 탐욕스럽고 웰빙하는 그런 정당으로 비춰졌을지 모릅니다. 지향하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보수의 가치는 ‘헌신’과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애썼던 어르신들의 노고와 희생을 값지게 생각해야 합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한데 고향이 같아 정치적 내 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어떠한 뜻과 이상을 갖느냐를 고민해야 합니다. 4000여명의 당원의 중지를 모으는 것도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 갈 계획인가?
“당 조직을 재건하고 견고히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살얼음판이 아니라 강철대오 같은 당협위원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지를 개선해 주민들께서 ‘자유한국당이 많이 달라졌네’ 느끼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검사직을 사직하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은사님의 은사이신 천병태 교수님이 부산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면서 캠프에 몸담게 됐고 ‘시대정신’, ‘뉴라이트’로 대변되는 분들과 교류를 하면서 정치에 발을 딛게 됐습니다. 그때만 해도 뚜렷한 정치 철학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전교조 문제와 관련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학생 중심 교육운동을 하고 2016년 총선 때엔 기장에 출마하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아 양산에서 출마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본선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경선과정에서 실망하고 이후 대통령 탄핵을 경험하면서 법의 역할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고민하게 됐습니다. 정치 권력에 고개 숙이는 법의 현실을 보면서 고통스러웠습니다. ‘뭔가 크게 잘못되었구나’, ‘법이 허약하다 보니 사회가 흔들리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법을 바로 세우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바른 말을 할 줄 아는 정치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도 같습니다. 잘 살기 위해서는 법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의원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법이 바로 서면 국민도 국가도 편해집니다.”
정치 권력에 고개 숙이는 법의 현실 보며
법을 바로 세우는 정치 결심
당협위원장 선출 소감 묻는 질문엔
“살얼음판 걷는 기분”
덕망 있는 지역인재영입 위해
당 차원에 투자 필요
당협중심 정치학교 운영 등 구상도 밝혀
-기장과는 어떤 인연이 있습니까?
“울주군 서생에서 태어났지만 고향과도 같은 곳이 기장입니다. 친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일찍 여읜 탓에 일광면 학리에 계신 할머니댁에 자주 갔어요. 그곳에서 어린시절을 많이 보냈죠. 아버지는 기장에서 경찰관으로 일하셨고, 이모님은 연화리에서 큰 횟집을 하셨어요. 이런 이유에서인지 타지사람으로 생각하시지는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기장주민들이 정승윤 당협위원장에게 바라는 점은 뭘까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랜드마크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요. 기장미역다시마와 멸치에서 더 나아가 기장을 떠올릴 수 있는 상징적인 뭔가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유럽에 가보면 자연경관을 잘 살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런 도시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연 훼손을 줄이면서 사람들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정관과 일광은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쉬워요.”
-여러 가지 이유로 정치 인재육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정치에 꿈이 있지만 어떤 현실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 숨은 인재를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최근 선거구획정위 자문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시 인구도 중요하지만 지역대표성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국회의원이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인데 지역대표성을 왜 따져야 하냐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저는 지역 대표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계는 있어요. 선진국에서는 중앙정치를 경험하고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합니다. 예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중앙정치를 경험하고 기초의원이 되는 것이죠. 정치아카데미 등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런 기회를 만들 것입니다.”
-능력 있는 정치신인들이 양성되면 지위나 입지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속된 말로 기어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저보다 능력이 좋고 더 나은 대안과 정책이 있다면 길을 터줘야 합니다. 당에서도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해야 해요. 지역의 덕망 있는 분들이 나설 수 있도록 말이죠.”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은 무엇입니까?
“고집이 좀 센 편입니다. 그 외에도 많아요.”
-기장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 지 귀 기울여요. 일방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 보다 듣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승윤 위원장 프로필
1969년생으로 경남에서 태어났으며, 내성고등학교와 서울대 졸업 후 부산대 대학원에서 행정법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남부지검 검사와 광주지방검찰청 순청지사 검사 등을 역임했으며, 부산대 법과대학 행정법 교수로 일하고 있다. 2012년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으며, 저서로는 '시민단체, 희망인가 덫인가', '대한민국의 주권으로 국민에게 있는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