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들의 소중함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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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들의 소중함을 말하다
  • 김항룡 기자
  • 송고시각 2019.01.2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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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출신 박정애 시인 일곱 번째 시집 ‘박자를 놓치다’ 출간
비와 햇살은 구원이자 축복이었다.
눈은 선물이었고 바람의 동사動詞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심폐소생술사였다.
이 모든 대상의 수사를 모르는
거울의 냉철한 판단은 언제나 옳았고
수정하거나 철회되지 않았다
절대적이거나 상대적인 것들은
너무 많은 것과 너무 깊은 것은
자세히 알려고도 하지 말라했다
나는 그의 명료한 선택과 결정을 동의했으나
내 비위는 맞추지 않았다
거울을 등지고 창문을 열면
아는 것보다 알 수 없는 모든 것들이
불완전한 미완의 것들이 나를 설레게 했다
거울과 창문처럼 내가 나를 등지고
누구나 가지는 역할가면을 썼지만
혼자일 때만은 쓰지 않는다는 법
나는 시를 쓸 때만 내가 보였다
시를 쓸 때만 나를 만났다
-서시 전문-

 

 

박정애 시인

<정관타임스/김항룡 기자>=기장 월평마을 출신의 박정애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 「박자를 놓치다」를 출간했다.

시인은 시집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시인은 비와 물, 바람, 허공, 새, 달 등 자연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시적 대상으로 삶아 우리의 삶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인간에게 어떤 직접적인 이득과 쓸모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런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가를 떠올리게 만든다.

박정애 시인의 시집 '박자를 놓치다' 표지모습.

박정애 시인은 “인간이 침묵하지 못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어 있을 때 자연이 들려주는 낮고 조용한, 웅대한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본래의 자연이 가지고 있는 재잘거림과 노래, 대기를 채운 이 바람 속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존재의 축복이다. 시집은 이 같은 자연을 깨닫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정애 시인은 기장 월평마을 출신으로 199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과 부산작가회의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시집 '개운포에서' 등 7권을 출간했다.

►책정보:박자를 놓치다/저자 박정애/ 도서출판 전망/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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