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정관 신도시와 비교해서 예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있다. 도시 제일 아래쪽 위치에 있는 평전마을과 산막마을이다.
평전마을 옛 이름은 ‘웃들밭’이라 하여 높은 곳에 있는 편편한 밭을 상평전이라 하였고, 정관읍 내에서 가장 넓은 들판이 사방으로 뻗어 있던 마을을 평전마을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평전마을 기념비에서 출발하여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 보면 나지막하고 오래된 돌담이 쭉 연결 되어 있고, 양 옆으로 세워진 돌담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옛날 옛적에~’ 그림이 가득한 골목을 돌아보니 풍경과 같이 이야기가 들려온다.
깨어진 큰 항아리에 돌과 두꺼비가 빈틈을 막아 물을 가득 채우고 있고, 소몰이 견우와 배틀 짜는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나고 있으며, 큰 나무아래 선녀들과 나무꾼이 보이고, 팥죽을 쑤는 할머니와 바닷물에 빠진 맷돌 등이 보인다.
아마 옛날 평전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모습과 물건들을 곳곳이 그려 넣어 추억을 돌아보는 재미를 만든듯하다.
마을 제일 안쪽에는 어린이집이 있어 민속이야기를 전래동화에 넣어 얘기해보는 참여미술의 한 부분으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자연과 어우러진 골목 도서관 역할을 할 것 같다.
평전마을 옛 풍경 속 전례동화를 뒤로 하고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환경인 산막마을을 찾아 가 봤다. 어린이 집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조금씩 개발되어가는 모습과 논과 밭이 어울려져 있는 마을이다.
어린이 집 주위로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평전마을과 달리 세계명작동화의 주제로 그려져 있다. 담벼락 담쟁이넝쿨과 동화되어 있는 허수아비와 동화 속 배경에 주인공이 없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성냥팔이 소녀와 피노키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 벽화에는 동화 속 주인공 대신 배경을 그려져 있어, 찾아오는 모든 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추억의 거리를 만들어 놓은 듯하다.
정관읍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평전마을과 산막마을 둘러보니 동화세계에 잠시 들러 재밌는 이야기를 보고 온 듯하였다.
두 마을은 어린이집이 밀집한 곳이라 아이들이 벽화를 보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이야기 길 문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