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벽화 세상(2)]월평마을 시화 전봇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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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의 벽화 세상(2)]월평마을 시화 전봇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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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고시각 2018.10.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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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시화 따라 산책...따뜻한 그림 만나 볼 수 있는 곳

글=이현정 작가(세걸음디자인연구소 대표)

선선한 가을 날씨에 잠시 마실 다녀올 수 있는 정관면 월평마을을 소개해 보려 한다.
정관과 양산 그리고 울산으로 가는 오거리의 한복판에 월평마을이 있다.
마을은 들어가는 초입부터 남다르게 보인다. 마을에 들어가는 입구에는 ‘여기서부터 월평마을의 시작이다’하고 알리는 비석 대신 태양광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거기에는 장승과 솟대가 그려져 있어 옛날 마을 지킴이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듯 보였다. 
입간판을 뒤로하고 마을 입구에서 도보로 쭉 걷다 보면 양옆에 가지런히 선 전봇대들이 줄지어 있다. 일반 회색빛이 아닌 알록달록한 색으로 우뚝 서서 길가를 장식하고 있다.
알록달록 전봇대엔 글과 그림이 그려져 있어 야외 전시장처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쓰인 글들은 유례 깊은 월평초등학교 재학생들의 글이다. “월평마을과 나의 꿈”이라는 주제로 시를 만들었고, 밋밋한 회색 전봇대에 시와 그림이 같이 그려져 오가는 길목을 볼거리가 있는 산책길로 만들어주고 있다.

전봇대를 따라 들어가 보면 마을을 더욱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사계절을 배경으로 그려진 벽화엔 눈망울이 큰 송아지와 그 옆을 지키는 어미 소가 “오소오시소~, 안녕하시소~”라고 얼굴을 내밀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또한 물가에 물장구치는 발가벗은 아이들 그림은 지난 무더운 여름을 시원케 하였을 것이다. 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강아지도 가을 허수아비랑 곤충 잡는 아이 그림도 모두 마을 풍경과 어울려 운치를 자아낸다.
조금 더 마을 중심으로 들어서면 마을회관이 나온다. 회관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오래된 우물터가 있다. 오랜 세월 변하지 않은 우물터에는 아낙네들의 빨래터이자 모임 장소로 그림이 그려져 있어, 월평마을의 옛 추억을 보는 것 같다.

기분 좋은 가을날 골목을 돌다 보니, 마을 벽에는 꽃 그림으로 수놓아져 집을 포장하듯 단정하게 꾸며져 있었고, 정원을 가진 집들과 태양광이 설치된 지붕을 보면서 깨끗하고 따스한 동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한참 마을 한 바퀴를 돌아 나오면, 시집을 읽고 다녀온 듯 마음이 풍요로워짐을 느껴진다.
이렇듯 월평마을은 주민들의 정성과 참여, 관심으로 만들어진 멋진 마을이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시집과 같은 따스한 풍경작품…. 
한 번쯤 선선한 가을에 날씨를 핑계 삼아 월평마을의 따스한 운치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현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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